[건강 나침반] ‘얼리버드’족에게서 배우는 탈모 치료의 정석

기사승인 2016-06-22 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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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얼리버드’족에게서 배우는 탈모 치료의 정석

 

글·김병수 원장(분당 에스앤유피부과)

남들보다 일찍 움직여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챙기려는 합리적인 소비자를 일컬어 '얼리버드(Early-Bird)'족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얼마 전 병원에 내원한 30대 초반의 남성을 보면서 탈모 치료에도 '얼리버드'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중반부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숱이 줄어들었다고 호소하는 이 환자의 탈모 상태는 이미 중기 단계를 넘어섰고, 모르는 사람은 4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나이가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탈모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이 환자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병원을 찾아 탈모 치료에 '얼리버드'로 나섰다면 지금보다 훨씬 상태가 좋았을 것이다.

앞머리가 벗겨지면서 정수리가 드러나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남성형 탈모는 한 번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악화되므로 자연적인 호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남성형 탈모는 의학적 방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 단계에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먹는 치료제의 경우 상당수의 환자에서 탈모 진행이 억제되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단, 치료 효과는 최소 복용 3개월 이후부터 나타나며, 1년 경과 시점에 극대화되므로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바르는 치료제는 두피의 혈액 순환을 도와 모근에 영양 공급을 증가시켜 발모에 도움을 준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피부 깊숙이 자리잡은 모근 주위에 직접 사이토카인 약물을 투약하는 메조테라피 시술이나, 레이저 등의 두피 시술을 함께 병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부지런해야 이득을 보거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으로, 탈모 치료에 딱 맞는 말이다.

스스로 탈모 치료의 '얼리버드' 족이 되어 초기부터 제대로 된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탈모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증상도 호전시킬 수 있다. 탈모를 고민하는 모든 환자들이 이 점을 명심해 머지않아 탈모를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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