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덥다고 세게 틀면 냉방병 위험…해결책은?

기사승인 2016-06-29 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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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덥다고 세게 틀면 냉방병 위험…해결책은?

#회사원 김 모씨(31·여)는 사무실에만 오면 콧물이 나오고, 온몸이 으슬으슬 추웠다. 점심  시간이 다가올 때쯤이면 두통이 시작돼 퇴근 무렵까지 계속됐다. 퇴근하고 나서는 문제가 계속됐다. 전신 피로감, 소화불량은 물론 생리불순도 나타났다. 증상이 지속되자 김 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병명은 냉방병이었다. 원인은 바로 사무실에서 과도하게 켜는 에어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냉방병, 원인은 매우 다양

냉방병은 단순히 과도한 냉방기구의 사용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냉방병은 여름 철 무더위 속에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구를 과도하게 틀 경우에 걸리기 쉽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크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내 공기 질에도 있다. 냉방기구를 틀면 냉기를 보존하기 위해 실내를 밀폐된 공간으로 만들게 된다. 그러면 실내 공기의 유해물질과 병원균의 농도가 높아진다.

◇냉방병, 동시다발적 증상 나타나

냉방병은 여러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냉방병의 증상으로 특정 지을 수 없지만 크게 호흡기증상, 전신증상. 위장증상, 여성생리변화 및 기존 만성질환의 악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호흡기증상으로는 감기가 있고,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이 있다. 전신증상으로는 두통과 피로감, 그리고 어깨, 팔다리, 허리 통증이 있다. 위장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이 있고, 구통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여성생리변화로는 불규칙한 생리, 생리통 유발이 있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기존 질환이 악화되고, 냉방병에 더욱 쉽게 걸릴 수 있다. 아울러 장마철 제습을 위해 냉방기구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실내 중 습도가 낮아진다. 그러면 점막 자극 증상, 안구건조증 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

◇냉방기구 중단, 잦은 환기 필요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냉방기구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따라서 냉방병에 걸리기 전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냉방기구를 끄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때 미리 준비해 놓은 긴 옷을 입고, 몸을 따뜻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위장장애가 생겼을 때는 따뜻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이상표 가천대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실내 환기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며 “실내에서도 몸을 자주 움직이고, 틈틈이 바깥공기를 쐬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따뜻한 물이나 차로 수분을 섭취하고, 에어컨 내부와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특별히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원인을 제거하면 증상이 수일 내에 좋아질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면 대증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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