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심해지는 ‘냉대하증’…에어컨·찬바닥 피하세요

기사승인 2016-07-12 16: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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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하는 시간도 늘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냉방기기에 오래 노출된 여성은 질 분비물이 과도하게 나오는 ‘냉대하증’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하(냉)는 질 분비물을 이르는 말로, 흔히 대하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를 ‘냉대하증’이라고 부른다. 여름철 부인과를 찾는 환자 가운데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자궁경부, 질이 감염되면서 냉대하증이 나타나는데 냉방기기에 오래 노출되거나 찬 바닥에 앉아 있다가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냉대하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염증이 진행되면서 생리통, 무월경, 골반통을 유발하거나 불임을 야기할 수 있다. 더불어 단순한 감염이 아닌 난소의 내분비기능장애, 결핵균, 악성 자궁종양 등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장준복·황덕상 교수 연구팀은 지난 1년 간의 연구를 통해 냉대하증에서 한방치료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침, 뜸, 한약치료와 더불어 ‘좌훈요법(한약재를 끓일 때 생기는 따뜻한 증기를 약 20분 간 외음부에 쏘이는 방법)’을 병행했다.

지난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대하(냉)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침, 뜸, 한약치료와 2회 이상의 좌훈요법을 시행했으며, 연구대상자 16명의 평균 연령은 40.8세이며 42.7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 시작 전 환자들은 냉의 양, 시큼한 냄새, 외음부 불편감(화끈거림, 건조함)을 주로 호소했는데, 치료 후 이러한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전체 증상의 평균점수는 치료 전 4.9점에서 2.2점으로 약 55% 감소했으며, 냉의 양은 4.8점→2.3점, 냄새는 4.2→1.6점, 불편감은 6.1→2.1점으로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수면상태, 소변․대변 건강, 수족냉증, 월경통에서도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준복 교수는 “항염증, 항균 효과에 탁월한 한약재(사상자, 애엽, 고삼 등)가 질 분비물과 냄새를 줄이는데 뛰어난 효과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여성의 냉대하증은 전신의 기능과 면역력을 높이고 몸을 따뜻하게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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