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신용카드 사용실적 맞아?” KB ‘파인테크(Finetech)’ 살펴보니…

기사승인 2016-07-22 1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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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신용카드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교육, 의료, 쇼핑, 주유 등 세분화된 혜택의 신용카드가 각 카드사별로 부지기수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은 생활패턴이나 상황에 맞는 카드를 취사선택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근래엔 다양한 혜택을 하나의 신용카드에 담은 종합형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B국민카드에서 지난해 7월 출시한 ‘파인테크(FINETECH)’는 카페, 영화, 통신, 교통, 편의점, 해외, 마일리지, 리워드 포인트리 등의 혜택을 한 곳에 담은 대표적인 신용카드다.

1여년이 지난 현재 파인테크는 4만장이 발급됐을 정도로 직장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상품안내장>에 따르면 ‘Basic Type’의 경우 월 최대 7만원까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 이면에는 ‘전달 실적 부풀리기’와 같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파인테크의 전월 사용실적 기준은 30만원이다. 그러나 <상품안내장> 두 번째 페이지 ‘전월 이용실적 제외 대상’에는 파인테크 카드로 청구할인 받은 이용금액과 무이자 할부 이용금액, 각종 수수료 및 이자 등이 포함돼있다.

가령 파인테크를 발급받은 A씨는 스타벅스 50% 할인(이용금액 4만원), CGV 영화 2회 관람(2만원), 이동통신요금 할인(5만원), 버스·지하철·택시 20% 할인(1만원), 편의점 앱카드 청구할인(10만원), NHN 엔터테인먼트 제휴할인(10만원), 모바일게임 및 해외 캐시백 10% 할인(10만원) 등을 사용했더라도 결제금액 중 단 1원도 사용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만약 A씨가 대형할인매장(10만원), 의류매장(10만원) 등에서 무이자 할부로 결제했다면, 이 또한 실적에 포함되지 않아 사용실적은 여전히 0원이 된다.

위 이용금액을 전제로 A씨가 실적을 인정받으려면 한 달 동안 총 92만원(할인 62만원+실적 30만원)을 써야하는 셈이다.

“내가 아는 신용카드 사용실적 맞아?” KB ‘파인테크(Finetech)’ 살펴보니…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발급 전 인지하는 이는 많지 않다. KB국민카드측은 ‘안내사항’에 내용을 표기했다고 해명했지만, 파인테크 카드를 발급받았다는 제보자들은 발급 후 해당 주의사항을 알게 됐거나 현재까지도 몰랐다고 대답했다. 더군다나 파인테크는 온라인에서만 발급 가능하기 때문에 지점 직원으로부터 주의사항을 직접 들을 수도 없었다.

제보자 K씨는 “내가 필요한 혜택이 카드 하나에 모여 있어서 발급 당시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꼼수가 있는 줄 알았으면 발급받지 않았을 것이다”고 털어놓았다.

제보자 M씨는 “무이자 할부를 많이 사용하는데, 실적에 포함이 안 되는걸 알고 카드를 해지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상품에서 파생되는 비용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할인을 받은 이용금액에 대해서 실적에 포함하지 않게 됐다”고 해명했다.

비단 파인테크뿐 아니라 다른 신용카드들도 전달 사용실적에 일부 결제실적을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카드사에서 고지하고 있는 전달 사용실적은 실제 이용자가 생각하는 실적과 동일하지 않을 수 있는 거다.

화려한 혜택 이면의 ‘실적 뻥튀기’는 이용자의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어느덧 신용카드 실적 채우는 노예가 됐다” “월급이 로그인하면 신용카드로 로그아웃 된다” 등의 표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행문구 중 하나다.

혜택에 가려져 있는 신용카드의 본질은 ‘대출’이다. 여건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카드 사용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수 있다. 신용불량자는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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