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자금 잡아라”… 은행 자산관리 대중화 경쟁

기사승인 2016-07-25 12: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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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자금 잡아라”… 은행 자산관리 대중화 경쟁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25%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1%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영업 창구에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는 좋은 시절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 은행들은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 서비스 대상을 일부 부유층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하며 고객유치에 적극적이다. 이와 함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투자자문 인공지능 알고리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은 자산관리의 대중화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프라이빗뱅킹(PB) 고객 기준은 국민·신한은행이 1억원 이상, 우리은행이 5000만원 이상, KEB하나은행이 3000만원 이상으로 낮아졌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지금까지 수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에게만 제공하던 세무상담, 은퇴설계, 자산포트폴리오 설계 등 개인 맞춤형 고급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고객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농협은행은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PB서비스의 문턱 자체를 없앴다. 이제 누구나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한 자산관리 서비스 접근성도 보다 높아졌다. 기존 PB센터뿐만 아니라 은행과 증권, 보험업무 처리를 한 장소에서 가능케 설계한 복합점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말 기준 전국적으로 은행·증권형 복합점포는 101개, 은행·증권에 보험을 더한 통합복합점포는 9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증권사에서 파견된 전문 인력의 투자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대중화 길을 걷고 있는 자산관리는 ISA 도입으로 중요성이 보다 커졌다. 현재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은 6~10개의 ISA 모델포트폴리오를 판매하고 있다. 이제 은행의 자산관리는 금융상품 판매라는 영업관행에서 탈피해 여러 금융상품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이를 관리하는 수익률 중심의 영업방식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자산관리의 자동화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다. 국민·신한·우리·농협·KEB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기존 자산관리 인력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국민은행 김효종 WM그룹 대표는 “저금리에 따라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횡보를 보이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자산관리 사업은 보다 편리하고 고급화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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