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나 눈앞이 ‘캄캄’, 기립저혈압 의심

기사승인 2016-08-23 10: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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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나 눈앞이 ‘캄캄’, 기립저혈압 의심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는 매일 왕복 두 시간정도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최근 최씨는 평소처럼 이른 아침부터 더위에 지친 채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삼십분 정도 좌석에 앉아 있다가 일어선 찰나, 머리가 아프면서 어지럽더니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바닥에 쓰러진 최씨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기립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립저혈압은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났을 때 어지러운 증상을 보인다. 대개 일어난 직후 3분 이내 측정한 혈압이 수축기 혈압 20mmHg, 확장기 혈압 10mmHg 이상 떨어졌을 경우 기립저혈압으로 진단한다.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혈액이 머리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에 덜 전달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눈앞이 보이지 않게 되며,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저혈압은 특히 여름철에 많이 나타난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열기를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과 함께 땀을 배출한다. 이때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내려가는 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214명이 기립저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것에 비해 가장 더운 8월에는 2253명인 약 2배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위중한 심혈관질환이 이러한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세를 나타날 수도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심근경색환자의 5~10% 정도는 흉통 없이 실신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일 경우 어지럼증이나 실신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내원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립저혈압은 생활 속 몇 가지 수칙을 정해 실천하면서 예방이 가능하다. 첫째,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때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일어난다. 둘째, 튼튼한 혈관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유산소 위주로 운동한다. 이 때, 급격하게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아래쪽으로 기울이는 운동은 저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여름철에는 탈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실내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셋째, 규칙적인 식사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도록 한다.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고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술을 삼가야 한다. 넷째, 장시간 서있어야 한다면 압박 스타킹이나 발목을 조여 주는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주형준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립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랫동안 복용하거나, 당뇨나 파킨슨병 등과 같은 신경병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교수는 “기립저혈압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특히 의식을 잃었던 적이 있다면, 병원에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고 정밀검사를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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