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닭값에도 판매가격은 그대로… 치킨값의 비밀

기사승인 2016-08-25 17: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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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닭값에도 판매가격은 그대로… 치킨값의 비밀[쿠키뉴스=조현우 기자] 800원까지 떨어졌던 닭값이 폭염으로 2300원까지 껑충 뛰었다. 원재료인 닭의 가격이 3배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는데도 최종 판매재인 치킨가격에는 변동이 없다. 관련업계에서는 안정적인 도계수량 확보를 위한 계약과 고정된 제반비용으로 치킨값은 산지 닭값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협회가 공개한 치킨 원재료 생닭의 생산원가 책정방식은 산지 닭값에 평균 65%의 수율을 적용한 뒤 도계비용을 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율이 65%인 이유는 털과 내장 등을 손질하고 1㎏에 맞추려면 1.6㎏ 가량의 닭을 도계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최저가를 기록했던 1㎏당 800원으로 계산한다면 약 1880원, 8월 기준 가격인 2300원으로 계산한다면 4188원이다. 도계가 끝난 닭은 다시 프랜차이즈 본사로 넘어가고, 세척 등의 가공이 이뤄진 뒤 가맹점으로 넘어간다. 차이는 있지만 치킨판매가의 3% 정도에 해당하는 500원의 물류비를 제하면 평균 800원의 유통마진이 남는다.

가맹점들은 기름, 파우더, 무 등의 기타직접비와 가게 임차료, 인건비, 수도세, 배달앱 사용료 등 간접비용이 발생한다. 매장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평균 기타직접비 1만원과 간접비용을 더하면 1만5000원까지 뛰게 된다.

2만원대 치킨을 팔더라도 마리당 5000원 남짓만이 남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반 프라이드·양념치킨은 평균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 선이다. ‘많아야 2000원 남는다’는 말을 허투로 넘기지 못하는 이유다.

산지 닭값의 변동폭이 치킨값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농가와 양계업체의 계약 때문이다. 현재 양계업체들은 안정적인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육농가들과 계열화시스템을 통해 닭을 수급하고 있다.

계약된 가격보다 산지 시세가 떨어질 경우 차이를 보전해주고, 그보다 오를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식이다. 전체 양계농가의 약 95%가 양계업체와 계열화계약이 돼있고, 나머지 5%만이 직접 사육하는 일반농가다.

업계 관계자는 “산지 닭값 만으로 치킨 가격 증감을 말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면서 “양계업체들이 계열화시스템을 통해 거의 고정된 가격에 닭을 유통하고 있고 여기에 인건비, 마케팅비용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닭값 상승을 이유로 치킨가격이 오르지는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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