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이번엔 부대찌개면 전쟁… 펄펄 끓는 라면 시장

기사승인 2016-10-04 15: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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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조규봉 기자와 함께 하는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작합니다. 조규봉 기자, 어서 오세요. 봉기자, 오늘은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올 가을 라면 시장이 또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해 라면 시장의 키워드가 짬뽕라면이었다면, 올 하반기는 부대찌개라면인데요. 부대찌개라는 대중 외식 메뉴를 봉지 라면으로 재현한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고요. 편의점 간편 도시락도 부대찌개 메뉴를 선보일 정도로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더운 여름은 국물라면의 비수기일 수밖에 없지만, 찬바람이 부는 요즘. 진정한 국물라면의 시기가 돌아온 것이죠. 다소 식상해진 짬뽕라면 대신 부대찌개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한 매력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앞서 짜장 라면에서는 농심이 2014년 4월 출시한 짜왕으로 먼저 1승을 거뒀었죠. 또 짬뽕 라면 부문에서는 오뚜기가 같은 해 10월 출시된 진짬뽕으로 자존심을 지켰고요. 그리고 이번에 다시 부대찌개 라면으로 3차전이 벌어졌습니다. 과연 승기를 잡는 곳은 어디일까요? 오늘 호시탐탐에서 예상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아마 요즘 대형마트 라면코너에 가면 가장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바로 부대찌개 라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봉기자, 이 부대찌개라면 전쟁. 누가 먼저 시작한 건가요?
  
조규봉 기자▶ 시작은 업계 1위, 농심이 했습니다. 라면 시장의 선두 주자 농심인 만큼, 먼저 8월 1일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을 출시했는데요. 사실 농심은 1999년 콩나물 건더기를 강조한 찌개국물라면 보글보글 찌개면을 출시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고, 2011년에 판매를 중단했었죠. 비록 단종되긴 했지만, 찌개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꼭 다시 출시됐으면 하는 제품으로 자주 언급되곤 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그 찌개면을 업그레이드해서 나온 제품이 농심의 부대찌개 라면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거기에 사골 육수를 더하고, 시중의 부대찌개와 유사한 맛을 내는 부대찌개면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새로 내놓은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농심은 오뚜기에 짬뽕라면 선제권을 내줬지만 이번엔 부대찌개면으로 다시금 선수를 쳤는데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일단 최초 반응은 좋았습니다. 출시에 맞춰 농심은 SNS를 통해 소비자 체험단을 모집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을 쏟았고요. 그 결과,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4주 만에 50억 원어치의 매출을 올렸거든요. 단숨에 라면 시장 10위권에 올라섰죠. 특히 국물 라면 비수기인 8월에 거둔 실적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농심은 봉지라면에 그치지 않고 보글보글 부대찌개 큰사발면까지 출시하면서 부대찌개라면 시장 선점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일단 농심에서 출시한 부대찌개 라면이 먼저 큰 인기를 얻었군요. 이제 본격적인 국물 라면 성수기가 시작된 만큼, 그 인기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식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는데요. 봉기자, 그리고 라면 업계 2인자, 오뚜기도 부대찌개 라면을 출시했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짬뽕라면의 선두 주자였던 오뚜기도 농심에 뒤질세라 8월 18일부대찌개 라면을 출시했는데요. 이 라면 역시 사골 육수로 맛을 냈지만, 농심과 달리 분말스프, 건더기스프 외에 시중 부대찌개 맛을 그대로 담은 별첨 액상스프를 추가했다는 게 차별 포인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오뚜기 부대찌개 라면 스프가 다른 회사의 부대찌개 라면 스프와 어떻게 다른데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일단 총 8종으로 구성된 건더기스프 중량이 7.2g으로, 경쟁 제품 가운데 가장 큽니다. 또 오뚜기의 부대찌개 라면은 건더기스프를 물이 끓기 전부터 넣는다는 점에서도 농심 제품과 다른데요. 특히 오뚜기는 밥을 말아먹으면 더 맛있다는 점을 봉지 조리법에 명기하며 국물 맛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이나 찌개를 먹는 식문화가 있어서요. 라면을 먹을 때 국물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오뚜기가 그 부분을 정확히 읽었네요. 농심과 어떤 경쟁을 펼칠지 기대가 돼요. 농심과 오뚜기. 그리고 팔도도 질세라 새로운 부대찌개 라면을 출시했죠?

조규봉 기자▶ 네. 팔도는 이미 놀부 부대찌개 라면을 판매 중이었는데요. 이번에 프리미엄 제품인 팔도 부대찌개 라면을 내놨습니다. 이 제품은 아예 분말 스프를 없애고 건더기 스프와 액상 스프를 바탕으로 향미유 스프를 별도 첨가했는데요. 거기에 핵심은 액상스프입니다. 고춧가루와 마늘, 양파 등을 저온에서 숙성한 양념장 스프거든요. 결국 부대찌개 고유의 맛은 향미유 안에 담았다고 볼 수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팔도 부대찌개 라면 만의 특징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일단 조리법에서 농심이나 오뚜기 제품과 구분되는 점은요. 건더기 스프 뿐 아니라 액상스프까지 물이 끓기 전에 미리 넣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숙성 양념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그 같은 조리법을 고안했다고 하는데요. 팔도는 이미 시중 부대찌개 외식 프랜차이즈 최강자인 놀부부대찌개와 함께 2011년 놀부 부대찌개라면을 출시한 적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숙성 양념장으로 차별화해, 프리미엄 부대찌개라면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지난해 짜장면과 짬뽕에 이어 올해는 부대찌개가 새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다시 한 번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이들 부대찌개라면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게요.

조규봉 기자▶ 일단 지난해 가을 출시된 짬뽕 라면 이후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만한 봉지라면 신제품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엄 짜장, 짬뽕 라면의 인기로 소비자들 기대 수준은 자연스레 높아졌고요. 신제품에 대한 욕구는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는데요. 그동안 그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제품이 없었던 거죠. 그리고 그런 상황에 부대찌개라면이 등장한 거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짜장과 짬뽕에 이어 부대찌개 라면으로 세 번째를 맞는 프리미엄 라면 전쟁. 과연 이번에는 어느 업체가 승리할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앞서 지내온 두 번의 라면 전쟁부터 살펴볼게요. 봉기자, 짜장과 짬뽕라면 전쟁에서는 어떤 회사가 승리를 거뒀나요?

조규봉 기자▶ 농심과 오뚜기가 각각 1승씩을 거뒀습니다. 먼저 짜장은 농심이 승리였는데요. 농심은 지난해 4월 짜왕을 출시한 이후 한 달 여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었었죠. 라면이라는 서민적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맞아요. 갑자기 라면 시장에 등장한 짜왕의 인기. 대단했죠. 그리고 바로 오뚜기도 짜장 라면을 출시했고요.[봉기자의 호시탐탐] 이번엔 부대찌개면 전쟁… 펄펄 끓는 라면 시장

조규봉 기자▶ 네. 3개월 후인 7월, 오뚜기도 서둘러 진짜장을 출시했는데요. 진짜장의 출시 한 달 뒤인 8월 기준 매출은 농심 짜왕이 150억 원을 넘어섰지만, 진짜장은 20억 원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농심 짜왕은 올해 1월 말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섰고요. 최근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월 매출 3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긴 했지만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달 1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렇게 첫 번째 프리미엄 라면 전쟁에서는 농심의 짜왕이 오뚜기의 진짜장을 누리고 먼저 1승을 거머쥐었는데요. 그에 질세라 오뚜기가 바로 짬뽕 라면으로 반격을 가했죠?

조규봉 기자▶ 그렇죠.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진짜장 후속격인 진짬뽕을 출시했는데요. 진짬뽕은 출시 두 달 만인 12월 매출이 170억 원이었고요. 6개월 만에 1억 개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농심 맛짬뽕은 개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비교하긴 어렵지만, 진짬뽕의 승리를 인정하는 모양새였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오뚜기 진짬뽕의 인기로 인해 농심이 매출에 있어 어느 정도는 타격을 받았겠어요.
 
조규봉 기자▶ 아무래도 그럴 것이요. 농심은 누가 뭐라 해도 라면업계 최장자입니다. 국민 라면으로 불리는 신라면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2014년까지만 해도 라면시장 점유율 64%를 지켜온 최강자였고요. 하지만 지난해 말 오뚜기가 진짬뽕으로 맹추격에 나서면서,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점유율이 54%까지 떨어졌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럼 농심과 오뚜기의 라면 전쟁. 앞으로도 만만치 않겠네요.

조규봉 기자▶ 네. 각각 강점이 있으니까요. 오뚜기는 식자재 시장에서 구축한 탄탄한 유통망이 있고요. 농심은 일단 인지도가 높으니까요. 짜장은 농심이 이겼고, 짬뽕은 오뚜기가 이겼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부대찌개 라면은요? 그 인기가 계속 이어질까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네. 부대찌개 라면이 라면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오랜 습관처럼 부대찌개에 라면을 넣어 먹어왔잖아요. 그러니 부대찌개 라면은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반대로 부정적인 의견도 있나요?

조규봉 기자▶ 네. 프리미엄 라면 출시가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격 이야기는 짜장과 짬뽕라면 출시 때부터 있었던 건데요. 라면업계가 프리미엄군 라면 비중을 늘려가며 사실상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거죠. 프로모션 여부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부대찌개 라면의 판매가는 현재 대형 마트 기준으로 4개 묶음에 5000~5500원대에 판매되고 있거든요. 결국 라면업계가 기존 인기제품 가격을 손대지 않는 대신, 개당 1000원 초중반대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천 원이 넘는 가격이니. 라면 한 봉지 값으로는 비싸다는 지적이 있군요.

조규봉 기자▶ 네. 왜냐하면 원재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팜유, 소맥의 경우 가격이 급락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원재료 가격은 내리는데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너무 비싸게 파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결국 처음에는 호기심에 사먹지만, 소비자들이 가격 때문에 차츰 멀리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농심과 오뚜기는 국물 라면을 앞에 두고 또 한 번의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올 하반기는 여름 동안 판매가 잠시 주춤했던 기존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요. 또 시장에서의 우위를 다시 정하게 되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과연 오뚜기가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농심이 그 자리를 탈환할지, 혹은 다른 업체의 도전으로 경쟁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지 앞으로 지켜봐야겠네요. 호시탐탐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봉기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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