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기준 가격 1만원 기습인상…소셜커머스 배송전쟁 숨고르기

기사승인 2016-10-12 11: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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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 기준 가격 1만원 기습인상…소셜커머스 배송전쟁 숨고르기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쿠팡이 자체 물류 서비스인 '로켓배송' 기준 금액을 1만원이나 기습 상향했다. 소비자들은 하루아침에 변한 정책에 당황하고 있다. 쿠팡의 이런 결정으로 소셜커머스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던 물류 배송 전쟁이 한 고비 꺾인 모양새다. 

로켓배송은 9800원 이상 결제하면 다음날까지 쿠팡이 자체 물류 서비스를 통해 배송해주는 쿠팡의 간판 아이템이었기에 충격이 더하다. 

쿠팡은 11일부터 별도의 공지 없이 로켓배송 가능 최소 주문액을 기존 9800억원에서 두 배인 1만9800원으로 올렸다. 

쿠팡 홈페이지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하는 팝업창이나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공식적인 입장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로켓배송 비용은 올랐지만 나머지 정기배송·아이템마켓(오픈마켓) 등의 배송비는 그대로다”라고 전했다. 

쿠팡이 따로 로켓배송 관련 공지나 사후 안내 없이 무료배송 기준액을 인상한 데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자 누적폭이 커지면서 쿠팡이 배송비 현실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체 인력인 쿠팡맨이 무료로 배송하는 이 서비스는 한 번 배송에도 적자가 드는 시스템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 1조1337억원을 올렸지만 물류시스템과 로켓배송 투자로 5470억원 영업적자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비 현실화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물류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고객 편의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껴 다른 소셜커머스나 쇼핑채널을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고, 충성고객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롱런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급작스러운 쿠팡의 변화에 당황한 모습이다.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까페에서는 쿠팡을 애용하던 구매자층을 위주로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 인터넷 까페의 소비자는 "소비자로서 1만9800원어치를 장바구니에 담으려니 힘들다"라며 "그동안 소소하게 이용했는데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 까페의 또 다른 소비자는 "무심코 주문하려다 가격이 올라 당황했다"며 이제 쿠팡 이용을 잘 안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위메프도 2013년부터 선보인 '97무료배송' 서비스를 지난 10월 1일부터 중단하기로 한 바 있지만 쿠팡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분배하는 문제에 있어 하반기 패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97무료배송을 하던 파트너사에 대한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쿠팡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며 "무료배송 기조를 접은 것은 아니며 좀 더 나은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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