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 엇비슷해진 스마트폰 시장서 기능 개발에 올인하다 초심 상실

제품 사이클 빨라지고 타사 의식해 조급증 발동

기사승인 2016-10-20 2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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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 엇비슷해진 스마트폰 시장서 기능 개발에 올인하다 초심 상실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결국 단종됐다.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남과 다른 최신 기능 개발에 치중하다 정작 기본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일로 삼성전자의 기회손실은 3조원대 중반대에 이르렀으며 기회비용을 더하면 약 7조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과욕이 부른 것으로 진단된다. 개발자들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속도보다 제품 출시 스케줄이 더 빨라지면서 뒷받침이 안 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충분한 품질 검증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사고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2월 스페인서 개최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전후해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다시 9월경 독일 가전전시회(IFA)에 노트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해야 하므로 제품 개발 사이클은 고작 6개월 정도다. 그중에서도 테스트와 검증 등을 고려하면 2~3개월 안에 제품 개발을 끝마쳐야 하는 극악의 상황이 지속돼왔다. 그 과정에서 지나친 압박이 검증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아이폰7에 대한 지나친 경쟁심과 세계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조급증도 한몫했다. 올해 갤럭시노트7 공개 시기는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앞당긴 8월 초였다. 아이폰7의 출시 시기인 9월보다 한 달은 앞당긴 것이다. 여기에 경영진은 ‘아이폰7보다 더 빠르게 뛰어난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을 넣으며 압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글로벌 판매량에서 아이폰을 제치고 글로벌 세계 1위로 등극한 이후 1위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왔다. 그래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행보는 여러 면으로 고민되는 지점이다. 발화 원인을 찾아 해명하는 것이 급선무다. ‘갤럭시’ 브랜드가 뼈아픈 신뢰도 상실을 겪은 만큼 새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가 실수를 털고 갤럭시8의 개발과 생산에 몰두할지, 갤럭시 브랜드를 버리고 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7일 삼성전자의 등기이사가 될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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