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립대 공짜 등록금 제안… 재학생 반발 왜?

기사승인 2016-10-21 21: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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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립대 공짜 등록금 제안… 재학생 반발 왜?

[쿠키뉴스=김태구 기자] 박원순 시장이 내년부터 도입하려는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가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재학생들의 반발에 부딪쳐 유보됐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의 등록금 전액 면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를 통해 ‘박원순 시장 전액장학등록금 관련 보고'라는 글에서 “10월 말 마무리되는 내년 예산 편성에 전액 장학 등록금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총학생회는 또한 “시립대 학생 여러분을 포함한 청년 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장님의 철학은 변함이 없으며 시행으로 인한 여러 우려를 치열하게 토론하고 함께 고민한 뒤 시행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학생, 교수, 정부도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 나가자는 게 박 시장의 메시지”라며 “등록금 전액 면제를 내년에 바로 하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 6일 SNS 방송을 통해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를 제안한 후 포퓰리즘, 교육 시설 투자 등과 관련된 학생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당시 총학생회는 “서울시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반값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학업에 더욱 힘씀과 동시에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전면 무상등록금의 좋은 의도를 알겠으나 의도와 다르게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진지하게 생각한 뒤 시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130만원 내외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시행 후 외부 강사는 줄고 100명이 넘는 강의가 늘어났다.

한 재학생은 “대형 강의가 늘고 강의수는 줄어들면서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며 “전액 장학금이 도입될 경우 교육의 질이 더욱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로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지금도 국가장학금 등을 통해 학생 대부분이 전액 면제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립대는 등록금이 문제가 아니다”면서 “중앙 도서관, 노후화, 실험실 노후화, 실험실 실습 자재 부족 등 교육환경 개선을 제쳐두고 등록금 면제를 제안한 것은 인기에 영합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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