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초대석] 강병원 의원 "국민의 '행복할 권리' 지켜낼 것"

기사승인 2016-10-26 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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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정치 신인’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은평을)이 지난 4.13 총선에서 5선 국회의원이었던 ‘거물’ 이재오 후보(무소속)를 꺾고 제 20대 국회에 입성한 것은 이변 중의 이변으로 꼽힌다. 

앞서 그가 임종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을 경선에서 누르고 민주당 후보가 됐을 때만 해도 정계에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당시 문재인 대표조차 “(강 후보는)아직 젊으니 떨어지더라도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다독였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심이 선택한 일꾼은 강 의원이었다. 

강 의원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일 때부터 수행비서로 측근에서 보좌했고, 노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기도 한 '친노 진영'의 적자(嫡子)다. 

한때 친노 진영은 지난 2007년 정권재창출에 실패하며 ‘폐족’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문재인 의원을 위시한 ‘친문(親文)’의 세 규합으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4.13총선에선 ‘여소야대’ 정국을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특보단 부실장,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정책특보,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기도 했던 강 의원이 이번 총선을 통해 ‘친문 진영’의 무서운 ‘정치신예’로 등극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 '최순실게이트', 의혹 덮기식 개헌 제안보다 국정 농단의 모든 전말 밝히는 것이 우선

쿠키뉴스 취재진이 인터뷰를 위해 25일 찾은 강병원 의원실은 문이 양 옆으로 활짝 열려 있었다. 보좌관에게 물어보니 누구든 자유롭게 드나들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인터뷰에서 강 의원은 특유의 신사적인 태도로 막힘없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먼저 초선의원으로서 처음 국감을 마친 소감에 대해 묻자 강 의원은 미소를 띤 얼굴로 답했다.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국감을 통해 논의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변자인 만큼,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국감에서 강병원 의원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 국회 입성 후 첫 상임위로 환경노동위원회를 선택한 강 의원은 국감에서 지진 등 자연재해와 환경피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을 지적하는 한편, 노동 이슈에선 청년일자리와 노동부의 자료제출 지연 등을 쟁점으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화장품·세안제 등에 첨가되는 ‘미세플라스틱’ 인체 유해성 문제와 전국 발암물질·고독성 지도 제작 등에 대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폭스바겐 사태처럼 다국적 기업들이 우리 국민을 속인 사안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우리 국민을 우습게보지 못하도록, 형식적인 과징금 부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강 의원은 국감에서 고용노동부가 대기업 S사의 부실 자료제출을 용인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S사 반도체·LCD 라인에서 백혈병 환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이제까지 76명이 사망했고 223명이 아직도 고통 속에 있습니다. 국감에서 해당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진단서를 요구했는데 고용부가 ‘기업 영업비밀’을 이유로 S사가 수정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를 받아 보니 불리한 부분은 전부 지워져 있더군요. 다른 경로로 원본을 구해서 살펴보니 지워진 부분은 보호구 지급 누락·특수건강검진 주기 초과·재해발생현황 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강 의원은 여당측이 일부 기업인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에 비협조적이었던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감 증인채택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진행토록 돼 있는데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발목이 잡혔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헌법기관인 국회가 하는 국정감사에서 증인을 부르는 것에 대해 여당이 간섭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자칫 일방적인 ‘기업편들기’로도 비춰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국회가 책임있는 국감을 진행할 수 있도록 불성실한 행정부의 자료제출을 과감히 지적하고 증인채택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이와 함께, 미르·K재단 의혹 등의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국감 불출석 문제에도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최순실의 대통령연설문 수정 의혹이 거짓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즉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생각을 대독한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개헌 제안을 통해 이번 사안을 덮으려 할 것이 아니라, 국정농단 의혹의 모든 것을 밝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국회초대석] 강병원 의원


◆ 땀 흘리며 일하는 서민들이 행복한 사회정권 교체로 이뤄내야

강 의원은 ‘선진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국회 연구모임인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기획모임(이하 따뜻한미래)’에 소속돼 있다. 

강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이철희·금태섭·기동민·박용진 의원, 새누리당 이양수 의원 등 따뜻한미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 스웨덴, 덴마크를 다녀오기도 했다. 

“어떤 정치가 있어서 선진 복지를 할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스웨덴은 1938년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있어 왔지만, 오늘날에도 그것이 이어지고 있다면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경제불평등과 격차해소를 반드시 이뤄내야 하고, 혁신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가 앞서가야 합니다. 위로부터의 혁명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강 의원은 ‘땀 흘리며 일하는 서민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 이 소망은 그가 올곧게 한 길을 가는 정치인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 됐다. 

강 의원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퇴임과 함께 청와대 행정관에서 물러나 한동안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미장·방수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중노동인 만큼, 몸은 고달팠지만 일을 끝마치고 동료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며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나날이었다.

서민들의 삶을 직접 목도하고 그들과 교감하며 민심을 온몸으로 느껴왔기에 그에게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국회의원은 좋은 법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법은 국민이 행복할 권리를 지키는 법입니다. 국가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의무만을 강요해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돌려줄 때입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통해 행복할 권리가 지켜지고 불평등과 소득 격차가 해소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병원 국회의원>
-1971년 7월 9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제16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노무현후보 수행비서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제18대 대통령선거 민주통합당 문재인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직능특보실 부실장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은평구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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