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세상이 각박하다고?” 신경섬유종 환자에게 내밀어진 5만 6000명의 손길

기사승인 2016-10-28 11: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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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세상이 각박하다고?” 신경섬유종 환자에게 내밀어진 5만 6000명의 손길[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따뜻한 마음은 남아있습니다. 신경섬유종에 걸린 한 여성에게 내밀어진 5만 6000명의 손길만 봐도 그렇죠. 바로 심현희(33)씨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20일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신경섬유종으로 얼굴 형태가 망가져 2년째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현희 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습니다. 태어날 때는 누구보다 예쁜 아이였던 현희 씨는 2세 때 녹내장을 앓으면서 신경섬유종 증상을 같이 얻게 됐죠. 이후 13세에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현희 씨의 슬픔은 이뿐 아니었습니다. 18세였던 15년 전부터 현희 씌의 얼굴은 신경섬유종 때문에 피부가 늘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신경섬유종이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특징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피부 증후군 중의 하나입니다. 8가지의 종류가 있으며, 주로 피부에 나타나지만 위장관에도 나타날 수 있죠. 작고 고무 같은 느낌이며 주로 눈가나 귀 주변에 발생하지만, 생긴 위치에 따라 뇌종양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척추에 있는 경우 척추 옆굽음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50% 이상이 유전에 의한 질환이며 현재까지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병이죠.

33세가 된 현희 씨는 늘어진 피부 때문에 말하는 것은 물론 물조차 마시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바깥에 출입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대화조차 컴퓨터 자판으로 해야 했죠. 방송 제작진과 함께 병원에서 확인한 현희 씨의 상태는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현희 씨는 흉해진 외양을 남들과 같이 수술하고 싶어 했지만 의료진은 수술에 관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죠. 그러나 현희 씨는 “그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30대의 여자로 살아가고 싶다”고 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현희 씨의 사연이 방송된 후 시청자들은 후원계좌를 SNS 등으로 공유하며 온정을 나눴습니다. SBS 나도펀딩과 네이버 해피빈 등을 총해 5억 원 넘는 금액이 모였으며, 실시간으로 금액이 쌓여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잘 보인 나머지 네이버 측은 금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해프닝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높은 후원금액이 타인에게 공개되면 오히려 심 씨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27일 방송된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 오프닝에서 방송 진행을 맡은 임성훈은 "감사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큰 관심과 후원을 보내주셨다"고 후원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윤아 또한 “더욱 감사한 건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심씨도 댓글을 확인하며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죠. 방송 후 폭발적인 관심과 후원에 힘입어 용기를 낸 현희 씨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현희 씨의 긍정적인 마음은 모두의 따뜻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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