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초대석]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양성평등, 지속가능발전 위한 핵심의제”

기사승인 2016-11-28 1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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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은철 기자] 지난 6월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양성평등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이 보여주는 상호간 편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만난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은 이러한 인식차를 좁혀가기 위해 “1차적으로는 지속적인 양성평등교육을 실시하고, 2차적으로는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숙고의 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결국 교육을 통한 양성평등의식의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우리 기관의 교육생들에 대한 교육 전후 성인지척도 조사결과를 보면, 남녀 모두 공통적으로 교육 전에 비해 교육 이후 성인지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남성들의 경우 교육 전에는 5점 척도 중 4점도 못미치는 낮은 수준이었지만, 교육 후 의미 있는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여성과 남성간 균형 있는 인식 공유의 선까지 도달하진 못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꾸준히 노력할 생각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평소 기관의 사명과 직원 소명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들었는데.

지난해 발효된 양성평등기본법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올해는 UN의 새로운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시행의 원년이다. 기존 새천년개발목표의 세 번째 목표이자 지속가능개발목표의 다섯 번째 목표인 양성평등은 국내는 물론 지구촌 전체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핵심의제다. 따라서 양성평등한 사회기반 조성이라는 우리 기관의 사명은 매우 중요하며, 직원들 또한 이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가치의 전파, 설득, 공감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한편, 젠더 및 사회이슈에 대한 스터디 등을 통해 전문성 향상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직원들의 마인드와 조직 목표를 향상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평소 직원들의 노고에 대해 기관장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교육과 진흥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헌신하는 우리 직원들은 단순한 연구보다도 훨씬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유일의 젠더교육 허브기관으로서 직원 스스로가 수동적 교육실행자가 아닌 능동적 교육마케터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계속 동기 부여를 할 계획이다. 이런 근본 취지하에 지난 11월 초, 12일 동안 전사워크숍을 통해 우리 기관의 새로운 전략체계를 발표, 공유했다. 공감콘텐츠, 맞춤서비스라는 새로운 두 가지 화두로 지난 몇 개월간 전직원의 참여로 중지를 모아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동시에 우리 기관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나갈 전사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직면한 중요 현안은.

우선 남성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다. 진정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강조해온 부분이다. 지난 15일 개최한 제2회 이슈포럼에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고민이 반영됐다. 전통적 가부장제 속에서 학습된 남성성(Man Box)과 성별고정관념을 성찰, 탈피하고 새로운 대안적 남성성 모색을 통해 남성들이 성차별 문제에 대한 적극적 참여자가 되자는 열띤 논의의 장이 됐다. 지난 18일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도 EU, ILO와 같은 국제기구와 일본의 남성참여 사례를 발표, 공유했다. 이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 양성평등교육 및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이 도출됐다. 올해 교육 측면에서는 군·경찰 등 특수 분야 남성전문강사들을 양성하는 노력도 큰 의미가 있엇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를 발굴하고 확장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매 분기 개최하는 포럼 본(Born)과 같은 정기적 강연회에도 파트너이자 서포터즈로서 남성지도층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나가고 있다.

 

 

-외부와의 협업도 활발한 것 같다.

여성가족부 산하기관 중 하나인 우리 기관의 단독 자원만으로는 양성평등문화 확산이나 여성인재 양성에 대외적으로 큰 효과를 확대하기 어렵다. 이에 여러 외부기관들과 MOU를 체결하고 후속 프로그램들을 공동 기획, 실행함으로써 그 가치를 공유·확산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협력을 통해 우리 기관이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교육), 하드웨어(강사) 등 고유자원이 외부기관들의 사회적 생산기반, 네트워크 등과 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사회 곳곳에 양성평등의 가치 등을 전파, 확산한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관간 MOU는 남성파트너들의 발굴과 참여 독려를 위한 방법론으로 유의미하다. 사회 각 분야 중 여성들의 진출이 아직 미약한 부분에 대한 관심 환기와 참여활성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역점 추진사업은.

우리 기관의 새로운 전략체계에 따라 양성평등교육의 글로벌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을 위해 가장 핵심기능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대표교육인 성() 인지 및 성별영향분석 평가 관련 브랜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전문강사의 전문성 강화 특화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다양한 교육기법과 측정·환류기법을 적용해 교육의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학습자가 업무와 일상의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직관적이고 자기성찰적인 학습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참여형 교육콘텐츠를 구성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교육운영 시스템의 체계화를 위해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교육과정운영자문회의를 실시함으로써 연간 교육운영계획에 대한 자문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개선사항을 도출하고 단기, 중기로 나눠 개선내용을 반영해가고 있다.

 

-전문강사 양성을 위한 노력은.

전문강사는 성인지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젠더차별 문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요구되므로 자기주도적 교육훈련계획을 통해 지속적 인식확장을 할 수 있는 학습을 병행한다. 아울러 4단계 교육과정을 통해 실전 강의현장에 최적화된 강의안과 대응력을 갖춘 전문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비쿼터스 교육을 통한 교육대상의 외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기존의 집합교육, PC 기반 사이버 교육 중심에서 이제는 누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양질의 교육과 콘텐츠를 향유하게 됐다. 최근 모바일 교육 시스템과 본격적인 스마트 러닝 기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과거 공무원 중심의 집합교육에서 전국민 교육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양성평등 미디어라는 고유의 플랫폼을 통해 우리 기관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TV 캐스트 등 7SNS 채널을 통해 상시 공유·확산시스템도 마련했다. 현재 모바일 디지털환경에 맞는 매력적인 신규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고, 우리 기관에서 제작, 배포한 양성평등 콘텐츠들의 노출과 도달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최근 강남역 묻지마 사건’ ‘대학 카톡방 성희롱 사건등 남녀갈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남녀간 혐오 이슈에 대한 바람직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원인규명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관점에 의거해 또다른 논쟁이 치열하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혐오현상을 둘러싼 피상적인 논란에 앞서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반드시 숙고하며 놓치지 말아야 할 근본적인 지점이 있다. 첫째 혐오라는 주제어에 대한 남녀의 해석과 반응의 차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위치와 상황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매우 다른 인식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사건들로 여실히 확인되고 있다. 둘째 우리사회가 이뤄온 양성평등과 여성정책의 성과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지금의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우리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지수 또한 향상됨으로써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기관장 초대석]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양성평등, 지속가능발전 위한 핵심의제”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원인은.

여성이 기업의 핵심업무나 핵심경력개발 경로에서 차단되는 현상을 유리벽이라고 한다. 즉 여성에게 임금과 승진가능성이 낮은 주변적 일자리가 주어지는 것으로 여성의 승진제한을 뜻하는 유리천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결혼, 출산, 육아에 따른 여성 임금근로자의 비자발적 경력단절은 근속년수의 단절과 향후 비정규직으로의 사회복귀 등 재고용 형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결국 M자 형태로 왜곡된 생애주기 임금곡선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남녀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고용조건과 환경의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M자형 곡선 및 유리벽, 유리천장으로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양성평등의 해결방안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민무숙 원장>

-19581111

-정신여고 졸업

-이화여대 영문학과 졸업

-서울대 교육사회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교육사회학 박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교육연구부장

-여성가족부 여성인력기획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 평등인력정책실장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경찰청 경찰위원회 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dldms87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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