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경영 전면에 나선 구본준 부회장 …적극적 M&A 시도할까 '주목'

기사승인 2016-12-01 17:40:04
- + 인쇄

LG 경영 전면에 나선 구본준 부회장 …적극적 M&A 시도할까 '주목'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1등 LG', '강한 LG', '독한 LG' 문화를 이끌어 온 구본준 부회장이 내년부터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며 LG그룹의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총괄회장으로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되 실질적인 경영 실무는 구본준 부회장이 맡게 된다.

1일 LG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위기 돌파 및 지속 성장을 위해 구본무 LG 회장의 그룹 경영 총괄 체제를 변동없이 유지하면서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구 부회장이 단장으로 있는 신성장사업추진단은 LG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부품과 전기차 배터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에서 하나의 사업부였던 자동차부품(VC)부문은 구 부회장이 2013년 독립적인 사업본부로 출범시키며 급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구 부회장이 경영 전면을 장악하게 되면 지금까지 추진해 온 신사업의 전면 확대와 적극적인 M&A 등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자동차 전장사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장부품의 1인자 하만과의 M&A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자체 연구개발을 중시하는 LG가 향후 전략에 변화를 줄 지 기대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 관련 M&A와 관련 "좋은 게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G5와 V20로 반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디자인이나 품질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외에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사물인터넷(IoT)사업, LG화학과 생활과학이 영위하는 소재·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향후 미래 먹거리를 더욱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속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구본무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사업전개와 효율적인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 LG화학,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지낸 구 부회장의 경험과 추진력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본무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그룹 주력계열사에서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고 혁신을 독려해왔다. '1등 LG'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오너 경영자로 꼽힌다.

구 부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다. 1951년 12월 24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경복고등학교, 1978년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직장으로 미국 통신회사 AT&T를 거쳐 1987년 3월 금성사(LG전자 전신)의 PC 및 모니터 기획담당 부장으로 LG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1989년 동사 정보기기 담당 이사, 1994년 모니터 비디오 담당 상무를 역임한 뒤 1996년 LG화학 전무로 승진했다. 

1997년에는 LG반도체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대표이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경영했다. 1999년 LG-필립스LCD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02년 LG필립스LCD는 TFT-LCD 시장점유율 22.2%로 삼성전자를 추월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2007년에는 LG 상사로 자리를 옮겨 자원개발로 큰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다.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이끌었다. 지난해 LG전자 정기인사에서 (주)LG의 신성장추진단장을 맡아 잗동차부품 등 신사업 추진과 기업간거래 사업 강화를 이끌었다.

지난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에 취임한 직후 구 부회장은 "옛날만 해도 사업을 강하고 독하게 추진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독한 조직문화를 LG전자의 조직문화로 삼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2년 스마트워크 문화도 추진,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문화를 없애기 위해 보고서 분량을 5장 이하로 제한하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편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장남으로 입적된 구광모 (주)LG 상무가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는 시점까지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상무는 이번 승진 대상에는 빠졌지만 재계는 장자승계의 원칙이 강한 LG가에서 구 상무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ku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