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올해도 어긋나지 않은 비뚤어진 기대… 미흡했던 SBS '가요대전'

기사승인 2016-12-27 10: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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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올해도 어긋나지 않은 비뚤어진 기대… 미흡했던 SBS '가요대전'[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어긋난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SBS ‘가요대전’ 이야기입니다. 준비 과정부터 무대까지, 가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방송사고는 시청자들에게 당황스러움을 안겼습니다.

26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 D홀에서 열린 ‘2016 SAF 가요대전’은 준비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약 4시간에 걸쳐 수많은 무대가 이어지니만큼 새벽부터 총 가수 12팀의 사전녹화가 이어질 예정이었죠. 2016년을 빛낸 가수들의 사전녹화를 위해 팬들은 전날 저녁부터 동원됐습니다. 그러나 녹화를 보기 위해 코엑스 실내에서 20시간 이상 대기하던 팬들은 26일 오후까지도 사전녹화를 볼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12개 팀 중 10개 팀의 사전녹화가 급작스레 취소된 것입니다. 이 중 2개 팀의 팬들은 사전녹화에 늦게나마 참석할 수 있었지만 “녹화에 들어가서도 방송사에서는 무대를 만드느라 30분 이상 녹화를 지연시켰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어렴풋이나마 녹화 취소 이유를 방송사의 준비 미흡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10개 팀의 무대는 그대로 생방송으로 진행돼야 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주최 측은 막상 방송이 시작된 후에도 잦은 방송사고와 안이한 카메라 연출을 보였죠. 카메라는 무대 위 가수가 아닌 허공을 비추거나 관객을 비추는 일이 잦았습니다. 가수의 무대를 보기 위해 TV를 켠 시청자는 어리둥절해지는 일이 계속됐죠. 또 무대 중간에 ‘쿵’하는 알 수 없는 소리가 나거나, 질이 낮은 음향이 방송에 송출됐습니다.

음향 사고도 있었습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경우 막 무대를 하기 위해 포즈를 잡고 있는데, 걸그룹 여자친구의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에 트와이스 멤버들의 당황한 모습이 여과 없이 카메라에 잡혔죠. 또 트와이스의 타이틀곡 순서가 바뀌며 멤버들은 급하게 무대 동선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앞에서 ‘어긋난 기대’라고 표현한 것은 SBS가 매년 비슷한 방송사고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는 팬들과 녹화가 지연돼도 대책이 없는 방송사의 시스템, 이후 이어지는 음향사고의 3박자는 국내 굴지의 방송사라고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연말을 맞아 멋진 축제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은 좋습니다. ‘SAF’자체가 화려한 축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볼거리도 많죠. 그러나 이에 앞서 더 질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행사 전반에 신경 써야 하는 것도 행사 주최자의 의무 아닐까요. 2017년 ‘가요대전’은 과연 기대를 배반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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