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모르쇠 일관…“고영태·차은택 증언 신빙성 없다”

기사승인 2017-01-16 12: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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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모르쇠 일관…“고영태·차은택 증언 신빙성 없다”[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증인으로 나선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국정 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씨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에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예산 및 고위공무원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관여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문체부의 예산이 박 대통령의 지시로 2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최씨가 문체부 예산 편성에 직접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씨는 “증거가 있냐. 정부의 어떤 예산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떠한 이권도 받은 적이 없고, 제가 모셨던 박 대통령은 절대 이를 용인하실 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고위 공무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씨는 “고위직 인사자료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으로부터 받은 적도 없고,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검찰에서도 이미 여러 번 이야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씨의 거주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최씨의 컴퓨터에서 고위 공무원 인사 자료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추위원단 측이 이를 지적하자 최씨는 “압수된 컴퓨터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최씨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전달받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고 털어놨다.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해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증언이 “진실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씨는 “고 전 이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 전 이사의 진술을 근거로 한 질문에는 하나도 대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추위원단 측이 “고 전 이사의 이야기를 묻는 게 아니라 객관적 사실에 대해 묻는 것”이라고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최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씨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한상훈 전 청와대 조리장 등의 증언도 거짓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나를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는 차 전 단장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차 전 단장이 계속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가 매주 일요일 청와대 관저에서 정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회의를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외국에 많이 나가 있었기 때문에 (매주 일요일 청와대를 찾을) 시간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 전 조리장은 언론을 통해 “최씨가 일요일마다 청와대 비서관들과 만남을 가졌다”면서 “스끼야끼를 먹거나 김밥을 준비하게 시켰다”고 증언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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