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배구선수 김희진의 최순실 세레머니, ‘정치적 중립’ 논란될 사안일까

기사승인 2017-01-25 12: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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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배구선수 김희진의 최순실 세레머니, ‘정치적 중립’ 논란될 사안일까[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최순실 세레머니’로 곤욕을 치른 한국배구연맹이 바야흐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맹은 2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22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김희진 선수의 세레머니는 연맹이 선수들에게 올스타전에서 실시할 세레머니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면서 “행사 전날 올스타 선수 오리엔테이션에서 당 연맹이 선수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선수들에게 참여를 요청한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배구선수 김희진(26·IBK 기업은행) 선수가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최순실 패러디’를 했는데, 다음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팬들이 해당 세레머니를 놓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당시 김희진 선수는 머리에 선글라스를 올려 쓰고 태블릿 PC를 손에 드는 입장 세레머니로 최순실씨(61)를 패러디했습니다. 일부 팬들은 “김희진의 행동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하겠다” “운동만 해서 머리는 돌대XX인가 보다” “중립을 지켜야 할 스포츠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한심하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후 해당 세레머니가 한국배구연맹이 점지한 입장 제스쳐 중 하나인 것으로 밝혀지며 비난의 화살은 연맹쪽으로 옮겨졌습니다. 네티즌들은 “스포츠는 정치, 이념, 종교 모든 것을 떠나 온 국민이 즐기는 데 의의가 있다. 부적절했다” “배구협회 좌좀들 실망이다. 그걸 시키는 대로 한 김희진도 멍X하다”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논란이 가중되자 연맹은 “이번 세리머니에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었다”면서 “관련 세리머니는 이미 여러 분야의 매체를 통해 유행 패션으로 다양하게 패러디된 내용으로 단순히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위한 아이디어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개그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순실씨가 비일비재하게 패러디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김희진 선수는 세레머니 당시 흰색 태가 지나치게 돌출된 선글라스를 끼고 우스꽝스런 모습을 자아냈는데, 이를 의도적으로 정치성향을 드러낸 행동으로 보는 게 맞느냐는 겁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 기구들은 정치적 중립을 준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 국제대회 출전금지 등의 중징계가 내려집니다. 그러나 이는 인종, 종교 등과 함께 다뤄지는 사안입니다. 즉 분쟁의 여지가 다분한 이슈들로부터 스포츠가 중립의 위치에 있음을 표방하는 셈입니다.

최순실씨가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한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최순실 사태를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건 부가적인 거죠. 최순실씨와 그 측근들은 죄를 저질러 구속 기소됐고,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은 건 형량의 정도입니다.

최순실씨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정당국뿐 아니라 국민의 고른 공감을 얻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비판 내지는 풍자를 특정 정치집단에 편중된 퍼포먼스로 해석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이는 보수·진보 무관하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이벤트 성격이 강한 올스타전에서 나온 가벼운 세레머니, 갈등을 부추기는 윤활제가 되지 말아야겠습니다.

dne@kukinews.com

사진=AFP 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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