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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최순실-고영태 관계? 헌법재판소는 ‘시장바닥’ 아니다

최순실-고영태 관계? 헌법재판소는 ‘시장바닥’이 아니다

정진용 기자입력 : 2017.02.10 14:31:24 | 수정 : 2017.02.10 16:01:01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시간 끌기’와 ‘논점 흐리기’ 전략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증인 17명을 추가로 채택해달라는 대리인단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헌재가 17명 중 8명을 증인 채택하면서 신문 일정은 자연스럽게 지연됐습니다. 애초 오는 14일에 예정된 13차 변론기일까지만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2월 중으로 결론을 내리려 했던 헌재의 계획이 틀어지게 된 것이죠. 이로써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3월 초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리인단의 노골적인 지연 전술은 법정 안에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9일 헌재에서 열린 12차 변론에서는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대리인단은 이들을 상대로 검찰 진술 일일이 확인하기, 다른 참고인 진술에 대한 의견 묻기, 같은 질문 반복하기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시간을 끌었습니다. 증인들은 “대체 무슨 의도로 질문하시는지 모르겠다” “방금 말씀드리지 않았나”라며 재판부를 향해 혼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논점 흐리기’는 정점을 찍었습니다. 대리인단은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고 전 이사가 내연관계라고 이미 결론을 내리고, 탄핵심판에 출석한 증인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최씨와 고씨의 관계는 명백히 ‘국정농단’ 핵심에서 비껴있는 문제인데도 말이죠. 대리인단이 지탄을 받으면서도 자꾸 이를 언급하는 것은 의도가 분명히 있는 계산된 행동으로 해석됩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60세 여자가 20살이나 아래인, 자기들의 주장에 의하면 ‘업소 출신’의 남자와 불륜을 맺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라며 “계속 자극적인 이야기를 끌어내 국민이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끔 눈을 흐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손 의원은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최씨는 고 전 이사와 차 전 단장에게 국정농단의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것이라고 봤죠.

그러나 헌재도 이제 더는 대리인단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9일 12차 변론에서는 재판관들이 작심한 듯 대리인단의 질문에 여러 차례 개입했습니다.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질문 내용을 이해 못 하겠다” “효율적으로 신문해달라” “증인이 아는 걸 물어봐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원일(58·14기) 주심 재판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강 재판관은 대리인단이 조 전 대표에게 “급여가 법인카드에서 나간 거 아니냐”고 질문하자 “급여가 어떻게 법인카드에서 나가냐”고 면박을 줬습니다. 그 뒤에도 강 재판관은 “불필요한 질문이 너무 많다”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달라” “대리인이 피청구인의 이익에 반하는 신문을 하고 있다”며 교통정리에 나섰죠. 대리인단이 “이미 질문을 반절이나 줄였는데 여기서 더 줄이라고 하시면….”이라고 불평했지만, 재판부는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고 전 이사와 류상영씨의 증인채택을 직권취소하며 “앞으로 증인이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또 대리인단과 국회 측에 오는 23일까지 양측 주장을 정리한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최후통첩’했습니다.

박 대통령 측이 시간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는 분명합니다. 이 권한대행 퇴임 일인 내달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결론이 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죠. 헌재가 7인 체제로 가게 되면 단 2명만 인용에 반대해도 탄핵심판 청구는 기각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질질 시간을 끄는 모양새는 대통령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리인단이 채택 요청한 증인들은 모두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는 연일 언론에 보도되며 국민에게 생중계 됐습니다. 결국 대리인단의 전략은 박 대통령에 제기된 혐의를 더욱 짙어지는 결과만 초래했습니다. 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도 대비됩니다. 당시 헌재는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63일 만에 선고를 내렸습니다. 노 전 대통령도 국정 공백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해 헌재에 빠른 진행과 결론을 당부하기도 했죠. 

박 대통령은 이제 ‘최종변론 직접 출석’이라는 카드를 두고 고심 중입니다. 피청구인 본인인 박 대통령이 변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헌재도 곤란한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죠.

대리인단 전원 사퇴 어깃장에 증인 무더기 신청, 최씨와 고 전 이사와의 사생활 언급까지,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리인단이 아무리 재판 일정을 지체시키고 본말을 전도하려 해도 국정농단의 엄중한 진실은 가려지지 않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비극을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닐까요.

이제 남은 증인신문 일정은 4차례뿐입니다. 박 대통령과 대리인단이 지금이라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해봅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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