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㉘] 벚꽃 마케팅

기사승인 2017-02-17 10: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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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다. “그대여~”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계절 마케팅 성공의 좋은 사례를 보는 듯하다.

일본의 국화가 벚꽃이라지만, 벚꽃의 고향은 우리나라 제주도라고 한다. 일본인들이 자랑해 마지않는 것이 사실 우리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벚꽃이 예쁘기는 해도, 조선왕실의 정통성을 훼손하기 위해 창경궁에 벚꽃을 심고 유락시설을 만들었던 역사적 사실을 듣고 있자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실제 과거 벚꽃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일본이 자행한 태평양 전쟁에서 산화한 제국주의의 상징 가미가제 특공대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공전의 히트를 친 일본 애니메이션 ‘초속3센티미터’ 이후로, 벚꽃 이미지는 ‘애틋함’으로 바뀌었다.

요즈음 벚꽃은 봄의 상징이 됐다. 벚꽃이 피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지금 일본은 생각보다 일찍 벚꽃이 피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 스타벅스에서는 계절한정으로 ‘벚꽃 프라페’를 선보이고 있다.

한정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왠지 안 사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함이 생긴다. 실제로 들어가 본 다자이후의 일본 스타벅스에는 길게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매대에는 벚꽂 텀블러, 물병, 머그컵 등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그중 몇 개는 소장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로 예뻤다.

그러는 중 계절을 마케팅에 이용할 줄 아는 일본 스타벅스의 경영전략에 감탄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겨울은 커피시장이 얼어붙는 시기이다. 추우면 사람들이 카페에 가서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정반대다. 추우면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안 하기 때문에 손님이 줄어든다. 많은 카페가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 경영난을 겪게 된다.

[최우성의 커피소통㉘] 벚꽃 마케팅

그리고 맞이하는 봄. 특별한 변화와 마케팅 전략이 없으면 커피시장에 봄은 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계절 마케팅은 그냥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검토해서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무궁화가 만개하는 8월에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무궁화 축제가 있다. 이때 전국적으로 무궁화 라떼나 프라페를 출시해 보는 건 엉뚱한 상상일까?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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