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김영환 영입은 과연 실패일까?

기사승인 2017-02-17 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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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김영환 영입은 과연 실패일까?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김영환(33)이 최하위 KT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영환은 16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이적 후 첫 승리를 맛봤다.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어시스트와 리바운드를 기록, 33분간 뛰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김영환을 영입한 이후 KT의 팀컬러가 달라졌다. 5경기 전부 10점차 이내의 접전이었다. 4쿼터까지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경기가 많았다. 그 중 2경기는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달 31일 KT는 팀 리빌딩을 이유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득점원 조성민(34)을 LG에게 내주고 김영환을 데려왔다.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KT농구단 홈페이지 게시판과 페이스북에는 팬들의 비난 섞인 댓글이 가득했다. 

실패한 트레이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성민과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김영환을 리빌딩 목적으로 데려왔다는 점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연봉도 5억 원으로 조성민보다 높았다.  

하지만 KT 조동현 감독의 계산은 달랐다. 조 감독은 KT에 부재한 장신 포워드 역할을 김영환이 맡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부상 없이 경기에 꾸준히 출전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김영환은 2014-2015시즌부터 결장 없이 전 경기에 나섰다. 발목과 무릎 부상 등으로 3시즌 동안 58경기를 결장한 조성민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KT로서는 김영환이 팀의 구심점이 되어줄 적임자였다. 아울러 LG로부터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겨받았으니 나름 철저한 계산속에 이뤄진 트레이드였다.

2주가 지난 지금 KT의 계산은 성공적이다. 김영환은 지난 2일 동부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노련한 움직임으로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조율했다. KCC전을 제외하고는 50%가 넘는 높은 야투율을 기록했다. 자유투 성공률도 안정적이다. 

과감한 돌파도 일품이다. 특히 앞선 모비스 전에서 이종현(23)이 버티는 골밑으로 파고 들어가 플로터 슛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단연 으뜸이었다. 이어지는 공격에서도 적극적인 돌파로 레이업 득점을 기록했다. 7경기 연속 2개 이상의 블록슛을 기록했던 이종현의 기록도 이날 경기에서 깨졌다. 

수비에서도 진가가 빛났다. KT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포워드 수비를 문제없이 해내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잡아주는 리바운드는 덤이다. 특유의 파이팅으로 후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KT에 없던 끈끈함이 생겼다. 

LG로 이적한 조성민 역시 외곽포를 앞세워 팀의 6강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3점 슈터가 필요했던 LG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김영환 역시 장점인 안정성을 내세워 KT를 가다듬고 있다. 분명 내년, 내후년에도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윈-윈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얻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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