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짓말하는 의사들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기사승인 2017-03-03 08: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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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짓말하는 의사들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거짓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말함’, ‘위증: 법률에 따라 선서를 한 증인이 증언을 거짓으로 함’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관련해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다수의 의사들이 위증 혐의 등으로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은 재판을 받게 됐다.

특검이 기소한 비선진료 의혹 의사들은 김영재 원장과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전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교수,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등 4명이다.

정기양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적이 없다고 했지만, 특검 수사 결과 시술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임순 교수도 김영재원장과 부인 박채윤씨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소개해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이 또한 거짓으로 특검 수사 결과 밝혀졌다. 김영재 원장은 위증외에도 뇌물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기소된 4명의 의사 외에도 이번 국정농단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했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도 거짓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특히 서창석 원장은 청문회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먼저 소개해달라고 했는지, 아니면 소개를 받은 것인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과 청문회 현장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국정농단과 관련해 차광렬 차병원 회장과 차경섭 명예이사장, 김영재 원장, 김상만 전 자문의, 이동모 차움의원 원장 등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의사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말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의사는 환자를 있는 그대로 의학적 판단에 의해 진단을 하고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환자의 질병을 낫게 하는 사람이다. 또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다.

그런데 생명을 다뤄야 할 의사들이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던 국회 청문회장에서 거짓말, 위증을 했고 재판에 넘겨졌다. 환자가 거짓말 하는 의사를 믿을 수 있을지, 국회 청문회장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거짓을 한 의사에게 질병 치료를 믿고 맏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의 의술을 양심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베풀겠다.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한 구절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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