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외증조부 친일 논란… 고개 숙인 강동원에게 필요한 것

외증조부 친일 논란… 고개 숙인 강동원에게 필요한 것

기사승인 2017-03-06 1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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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외증조부 친일 논란… 고개 숙인 강동원에게 필요한 것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저는 제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되었습니다”

배우 강동원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강동원은 지난 5일 소속사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외증조부 이종만의 친일행적 관한 공식입장을 밝히며 ‘사과드린다’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습니다. 외모 뿐 아니라 연기력으로 인정받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아온 강동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동원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 됐습니다. 강동원은 2007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언급하며 “외증조부가 예술이다. 성함은 이종만 씨인데 대동기업 회장이셨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설명과는 달리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록된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문제가 제기됐죠. 이종만은 일제강점기 금광업에 종사하며 친일행적을 보인 것이 확인돼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후 지난달 27일 영화 전문매체 맥스무비 홈페이지에 ‘강동원은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내용의 글이 기사 형식으로 올라와 1시간가량 노출된 뒤 삭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이 블로그에 이 글을 옮겼고 강동원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포털사이트에 강동원의 명의로 해당 내용 지워줄 것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 여론은 거세졌습니다. YG 측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는 것에 급급해 제대로 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명예훼손’을 운운하며 삭제요청을 했기 때문입니다. 소속 배우를 감싸기 위한 YG의 과잉대응이 화를 불러온 셈입니다.

결국 강동원은 이에 관해 직접 입을 열고 사과의 뜻을 표했습니다. 강동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됐고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강동원은 이 글에서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에 입장을 표명하지 못한 점을 잘못으로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외증조부의 친일행적에 대한 책임을 강동원에게 묻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현재의 후손에게 묻는 것은 ‘연좌제’를 연상케 하죠. 하지만, 강동원은 잘못 인식한 사실을 바탕으로 친일 인사를 미화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강동원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인식과 미화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동원과 YG 측이 처음부터 감싸기와 꼬리 자르기 식의 대처가 아닌 인정과 사과를 했다면 강동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지금처럼 번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강동원은 지금까지 이미지가 좋은 배우 중 한 명이었습니다. 공과 사의 영역이 분명했고 자신의 일에서 훌륭한 역량을 보여 왔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불러온 실망감이 더욱 클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 된 강동원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 대응이 아닐까요. 강동원이 사과문에서 언급한 공부와 반성, 실천이 절실한 때입니다.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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