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위험해'...동남아·할랄 시장으로 눈 돌리는 유통업계

유통 채널과 뷰티업계, 호텔업계 등 '아세안·중동 모시기'로 선회

기사승인 2017-03-07 17:53:15
- + 인쇄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 영향으로 유통업계가 '넥스트 차이나', 중국 다음가는 타깃 시장을 찾고 있다. 한류로 친숙한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더 나아가 중동, 남미 등 한류가 퍼진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이번 사드 논란이 터지면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 보다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빠르게 소득이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이나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롯데마트가 익숙한 브랜드로 자리잡은 만큼 관심을 두기로 했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에 99개점, 인도네시아에 44개점, 베트남에는 13개점 진출해 있다. 중국에 가장 많긴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부진한 점포 수를 줄이는 등 중국보다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서 더 영업이 활발하다는 전언이다.  

이마트도 수출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면서 올해 1월 필리핀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4월에는 영국, 태국, 대만으로 신규 진입한다. 이외에 베트남, 몽골, 싱가폴, 말레이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시장을 중심으로 뻗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한때 27곳에 달하던 중국 점포를 차츰 줄여 7개 매장을 운영하다가 오는 5월 임대차 만료 시점이 도래하는 라이시먼점 매장의 문을 닫을 계획이라 6개 매장만 남는다. 중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대만 등 대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K뷰티 화장품업계도 한류가 건재한 아세안과 인도, 중동 등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아세안과 중동 시장에 대해 좀더 관심을 둘 예정이다. 최근 사드 배치와 맞물려 중동 최대 유통기업 알사야그룹과 손잡고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에뛰드하우스가 올해 하반기 중 두바이에 1호점을 론칭하고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등에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무슬림인 중동 지역이나 힌두교도가 많은 인도 및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지역의 실정에 맞추어 할랄 인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할랄이란 '허용된 것'을 의미하는 아랍어로 돼지고기나 파충류, 알코올 성분 등 이슬람 율법이 금지한 요소를 뺀 것을 의미한다. 

할랄 인증은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 등 위생허가에 관한 인증도 포함한다. 따라서 일반 화장품에 쓰이는 동물성 성분이나 알코올 성분, 합성방부제 등을 뺀 별도의 인증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기업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중국으로만 쏠렸던 관심을 아세안이나 중동으로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 할랄 인증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도 "최근 중국이 위생허가를 강화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사드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메리어트 계열의 알로프트나 파르나스계열의 나인트리 호텔 등 명동에 새로 지은 호텔들은 핵심 타깃을 중국인에서 아세안 쪽으로 차차 돌리고 있다. 

다음달 롯데그룹은 시그니엘을 개점하고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를 신규 오픈하는 데다 하반기에는 앰배서더그룹이 신규 호텔 5곳을 세우는 등 올해 10곳 이상의 신규 호텔이 들어선다.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예상해 오픈을 준비했지만 현재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파르나스 호텔 관계자는 "사드 배치로 중국인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빈자리를 다른 관광객들로 채우려 하고 있다"며 "아세안 쪽에서는 아직 한류가 있기 때문에 그쪽 관광객들이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