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게 답일까”…암환자 ‘마약성 진통제’ 인식개선 필요

90% 이상 호전 가능하나 부정적 인식 탓에 사용은 저조

기사승인 2017-03-14 16: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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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게 답일까”…암환자 ‘마약성 진통제’ 인식개선 필요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암 환자에 있어 통증은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 중 하나다. 통증은 잘 치료만 하면 80~90% 이상 호전될 수 있지만, 약물복용에 대한 내성이나 중독 등 부작용 우려로 인해 처방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특히 치료약물 중 하나인 ‘마약성 진통제’는 ‘마약’이라는 단어 특성상 거부감을 일으켜 국내 사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증을 참지 말고 치료해야 하며,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병건 인하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일부 암 환자들이 암 치료에 영향을 받을까봐 통증 치료를 안 하고 참으려고 하는데, 통증치료는 암 치료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조절약물이기 때문에 암세포가 전이되거나 암과 관련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뿐더러, 사용시 확실히 효과가 좋기 때문에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물론 통증치료에 있어 무조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약물요법 초기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비마약성 진통제로 큰 효과가 없으면 진통 보조제를 사용하고, 그래도 통증 조절이 안 되면 마약성 진통제로 넘어가게 된다. 단 내성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저용량부터 시작하는 것이 권고된다.

김 교수는 “암성 통증환자라면 우선 비마약성 진통제를 드셔보고 호전이 안 되면 의료진과 상의 후에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마약성 진통제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약을 바꿨을 때 내성이 생길 수도 있고 안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용량을 계속 조절하면서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가 장운동을 억제하기 때문. 김 교수는 “어떤 약이든 부작용은 있을 수 있는데, 마약성 진통제는 변비가 가장 대표적이다. 경우에 따라 졸리거나 속이 미식거리는 오심, 구토 등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암세포 전이 등 암 치료와 관련한 부작용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해외에서 남용으로 인한 사망 사례와 관련해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진이 처음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쓰거나 용량을 크게 올리진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건 아니다”며, “펜타닐의 경우 요새는 빨아먹는 약도 있고 패치처럼 붙이는 약, 코에 뿌리는 약 등 다양한 종류로 나오기 때문에 통증이 극심할 때는 남용 우려보단 통증 조절부터 빨리 하는 게 먼저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병건 교수는 마약성 진통제의 용어 변경 등을 통해 인식개선이 시급다고 지적한다. 일부 의사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덜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아편 유사제’로 부르고 있지만, 이 마저도 ‘아편’이라는 단어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통증학회 차원에서도 마약성 진통제 대신 ‘오피오이드 진통제’로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며, “용어 변경을 비롯해 암성 통증 진통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yes22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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