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게임열광은 두뇌 탓…게임은 중독물 아냐

"게임에는 내성,금단증상 없어…게임과몰입 원인은 게임바깥에

기사승인 2017-03-15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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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게임열광은 두뇌 탓…게임은 중독물 아냐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게임을 가장 재미있게 느끼는 시기가 바로 10대와 20대 입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다양한 자극을 뇌에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나이가 들수록 받아들일 수 있는 자극의 수가 줄어들다보니 게임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임하는 자녀와 부모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뇌가 가장 예민한 10대 청소년기부터 20대 초반까지 게임에 과몰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거꾸로 중장년층에서 단순한 플롯의 막장드라마가 유행하는 것도 뇌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고 말했다. , 연령에 따라 게임이나 드라마에 빠지기 쉬운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게임과몰입은 일상생활이 파괴될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는 상태를 말한다.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폰 게임을 넘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게임이 활성화되면서 게임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자체를 문제 삼지만 게임은 사용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는 중립적인 콘텐츠다. 게임자체보다는 왜 과할 정도로 게임에 빠지게 됐는지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실제로 게임과몰입 환자들을 상담하다보면 게임이 정말 재밌어서 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무의미한 시간인데도 게임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충동조절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게임과몰입의 원인은 대부분 게임바깥에 있다. 예를 들어 게임에 매달리느라 학교에 못나가는 청소년이 있다고 할 때, 게임자체보다는 학교에서 흥미를 갖지 못하는 이유가 그를 게임에 빠지게 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한 교수는 게임과몰입 환자가 상담과 치료를 통해 호전을 보인다고 해도 주변 환경이 변화하지 않으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가족과 주위 사람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게임은 중독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중독의 요건인 내성과 금단증상을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알코올중독 환자의 경우 즐거움을 얻기 위한 알코올의 양이 점차 늘어난다. 그러나 게임은 하면 할수록 오히려 플레이 시간이 줄어든다.하루에 1~2시간 게임하던 사람이 4~6시간 게임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특별히 재미를 더 느끼거나 덜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많이 할수록 질려서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찾는 식"이라고 말했다.      

게임과몰입 극복의 열쇠는 바로 성취경험이다. 한 교수는 “‘노력해도 안 된다는 식의 연속된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 많다. 게임에서는 부족한 성취감이 충족되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라며 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력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명확하면서도 단기적인 목표를 세워주고, 성취로 연결될 수 있도록 북돋워주는 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교수는 게임과몰입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선택하는 성향만 봐도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드러난다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것에 흥미를 보이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게임은 여러모로 시간이 부족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최적화된 취미이기도 하다일상생활의 틀 안에서 적당히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왜곡되거나 음지로 향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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