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프리즌' 김래원 "로맨틱 코미디, 잘하지만 일부러 등한시했다"

기사승인 2017-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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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프리즌' 김래원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예전에는 원 톱 주연 영화만 하려고 했어요. 지금 아는 걸 그 때는 몰랐거든요.”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개봉을 앞두고 16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배우 김래원은 과거의 자신을 ‘루키’로 칭했다. 열정과 패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것이 김래원의 말이다. ‘프리즌’ 속 꼴통 경찰인 유건과도 비슷하다.

“자신감만 가득 들어서 저 혼자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저 혼자만 많이 나오는 작품을 선택했죠. 지금은 그 때와 작업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연출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냐에 관해 충분히 이해하고, 좋은 도구로서 쓰여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래원은 ‘프리즌’에서 교도소에 들어와 감옥 속 제왕 익호와 맞붙는 경찰 출신 죄수 유건 역을 맡았다. 처음 시나리오 단계에서 유건은 단순한 악바리 형사였다. 전체적으로 지닌 분위기가 무겁고, 진중한 이였으나 김래원은 자신이 ‘프리즌’안에서 어떤 인물로 비춰져야 밸런스가 맞을지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왕 감독이 자신을 사용한다면 더 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싶었다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나현 감독과 치열한 논의 끝에 지금의 유건이 탄생했다. 너스레도 잘 떨고, 유들유들하지만 근성도 있고 의리도 있는 인물이다.

“예전의 저는 자신감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연기적인 측면은 제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아무리 재 봐야 도토리 키재기에 가까웠죠. 지금은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 똑같은 연기와 눈빛인 것 같지만 미세한 레벨의 차이를 낼 수 있고, 똑같은 대사를 다르게 변주해 15세가와 19세가를 가르게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연기력까지는 온 것 같아요. 영화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것도 알게 됐죠. ‘프리즌’은 그런 의미에서 밸런스 조절이 잘 된 영화예요. 한석규 선배가 워낙 강하시니까 주거니 받거니 하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죠. 연기를 하며 그런 것들에 재미를 느껴요.”

김래원은 몇 년간 선이 굵은 작품들을 주로 해 왔다. 2003년 ‘옥탑방 고양이’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최근 종영한 ‘닥터스’ 등 김래원이 크게 사랑받은 작품들은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임을 감안하면 재미있는 선택이다. 그에 관해 김래원은 “사실 로맨틱 코미디를 좀 등한시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웃었다.

“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들이 주로 로맨틱 코미디다보니 사실 저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요. 적어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는 저만의 연기를 가지고 있고, 제 장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한 때의 청춘스타로 남고 싶지 않았던 욕심이 저를 굵은 작품으로 이끌었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되는 길을 걷기 위해 선택했던 작품들은 다 굵은 작품들이거든요. 로맨스를 등한시한 데에 관한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어요. 제 고집이고 제가 선택한 거니까. 로맨틱 코미디 속에서 소모적으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고, 계속해서 잘 한다고 그것만 해왔다면 지금 영화 주연들을 못 하고 있었을 수도 있어요. 지금은 배우로서 40대의 제 인생을 미리 내다보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올라가려고 하고 있어요.”

‘프리즌’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19세가.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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