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트렌드] 유통업계,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 '후끈'

아직은 걸음마 단계…11번가 '챗봇' 앞서고 롯데, 신세계 등 추격

기사승인 2017-04-18 1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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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트렌드] 유통업계, 인공지능 서비스 경쟁 '후끈'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어떤 노트북을 원하시나요? 용도는요? 무게는요? 제조사는요? 그렇다면 이런 제품을 추천해 드릴게요."

11번가의 대화형 커머스인 '11톡'에 접속해 '노트북'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쏟아진 질문이다. 먼저 대화 상대방인 챗봇은 용도를 물어봤다. 휴대용인지, 업무용인지, 게임용인지 등이다. 이후 사이즈를 선택해 달라고 해 선택하자 제조사를 물어봤다. 제조사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니 인기 순으로 추천 상품을 보여줬다. 아무 정보가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노트북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을 통한 맞춤 쇼핑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유통업계는 문자나 음성 언어로 1:1 소통하는 인공지능 비서 시스템을 탑재해 쇼핑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11번가의 챗봇이 세탁기, 냉장고 등 전자제품에 한해 1:1 서비스를 내놓았고 롯데와 신세계는 연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11번가는 대화형 로봇인 챗봇 기능을 도입한 대화형 상품추천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챗봇의 이름은 '바로'다. 메신저 카카오톡이나 라인의 형태로 1:1 모바일 채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시범적으로 우선 디지털 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해 노트북,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전기밥솥, 전동칫솔, 전기면도기, 김치냉장고, 애플 등 모두 10개 영역이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메시지 인식과 상품 검색 기능을 활용한다. 다양한 대화 예시로 고객의 말에 담긴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패턴을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적용, 답변을 찾아가도록 했다. 딥러닝 기법 중 의미적으로 유사한 패턴을 찾아 적절한 응답을 하는 ‘워드 임베딩’(Word Embedding) 기술도 적용했다. 예를 들어 “자취용 전기밥솥”이라고 하면 “용량이 작은" 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 챗봇은 지난해 8월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 오픈 이후 가격대, 제조사, 크기 등을 순차적으로 물어보고 상품을 추천해준다. 챗봇 ‘바로’를 통해 고객들은 시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대기할 필요 없이 빠른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챗봇 ‘바로'가 답변해주지 못하는 내용들은 전문 상담원인 ‘톡매니저’를 초대해 대신 질문할 수 있다. 

신세계도 이 같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봄 세일(30일)부터 다른 관심분야를 가진 고객들의 취향을 1:1로 저격하는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선보인다.

그간 백화점업계의 대표 소통 수단이었던 전편일률적인 ‘DM(Direct Mail)’을 인공지능 분석시스템을 가동해 고객 맞춤형 1:1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쇼핑 정보를전달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이는 인공지능 고객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는 신세계를 뜻하는 ‘S’와 마음을 뜻하는 ‘마인드’를 합성한 것으로 ‘신세계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개인화 시스템은 고객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S마인드’, 브랜드별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쇼핑정보를 축적하는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 그리고 이를 특정 고객에게 해당하는 정보를 선택해 전달하는‘개인화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된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매장에 자주 방문하고 상품구매를 하고 있는 고객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은 물론,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장르별 구매주기, 최근 구매,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장르, 선호 구매금액, 월별 구매일수, 요일별 구매 패턴 등 약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빅데이터를 만들고, 개인별 선호 브랜드 100개씩 총 5억개의 선호 브랜드를 매일 산출해낸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정보가 담긴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고객 선호 브랜드와 관련된 쇼핑정보들이 자동으로 매칭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가 신세계백화점 어플로 제공되는 것이다. 추후 백화점 내에서의 구매 이력뿐만 아니라 제휴카드(신한, 삼성, 씨티, SC)를 통해 백화점 외에서 이뤄지는 구매 데이터가 추가되면, 고객의 미래 구매패턴까지 예측한 쇼핑정보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 개발을 통해 마케팅 적중률을 높이고, 연간 1000억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추천봇은 마치 백화점 안내사원이나 샵매니저(매장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응대하면서 고객이 선호하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안내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추천봇’은 고객 질의나 문의에 대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대하는 문답 및 인지기술, 고객의 구매정보, 온라인 행동정보, 기타 성향파악을 통한 고도화된 고객성향분석기술, 그리고 시장의 흐름과 트랜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고객이 유행에 뒤쳐지지 안도록 패션상품을 제안하는 추천기술로 모든 인공지능이 포함되어 있다.

롯데백화점은 상품의 추천 방식에 있어서는 개인의 개별적인 구매성향정보 외에도, 현재 패션시장의 유행, 이슈, 심지어는 특정 연예인의 스타일까지도 제안할 수 있도록 소셜 데이터 정보 등 각종 비정형 정보까지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마치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처음에는 본인의 선호한 상품을 고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을 경우, “요즘 고객님 같은 연령대 분들은 이런 상품이 인기 있어요” 또는 “최근 유명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착용하고 나온 스타일이에요” 하고 제안하는 샵매니저의 일반적인 판매 행동을 추천 응대에 도입하겠다는 의도이다.

한마디로 모든 채팅봇의 응대 행동은 현재 배테랑 샵매니저의 행동을 벤치마킹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매장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상업적인 언어, 한국적인 정서가 가미된 고객 친화적인 응대 태도 등 수만 건으로 추정되는 데이터를 모두 채집해 채팅봇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품추천 외에도 고객 안내 콜센터나 매장 안내데스크에서 빈번하게 물어보는 300여개의 질문 유형을 분석하여 이를 정확히 안내해주는 매장 안내사원 역할도 부여할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고객은 폐점 이후 24시간 내내 입점브랜드 위치 안내, 각 점포에서 진행중인 사은행사 등 이벤트 정보도 안내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올 1월에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정식으로 TF팀을 발족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DM이나 문자메시지를 중심의 그룹형 타겟마케팅도 모두 개인화되며, 각 유통 계열사별 진행된 고객관리도 점차 통합되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마케팅 전략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옴니채널담당 김명구 상무는 “점차 고도화되는 정보와 최근에는 그 정보의 양 조차 넘쳐나면서 바쁜 일상생활로 선택의 피로를 느끼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며 “롯데백화점은 인공지능기반 추천봇을 시작으로 기존과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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