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차량 위조 부품 ‘순정 탈’ 쓰고 소비자 유혹… 지난해 적발만 100억

기사승인 2017-03-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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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차량 위조 부품 ‘순정 탈’ 쓰고 소비자 유혹… 지난해 적발만 100억[쿠키뉴스=이훈 기자] 불법 위조 부품이 국내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순정품의 탈을 쓴 채 버젓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싼 가격에 ‘혹’하기 쉽지만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갈아 낀 뒤 일어난 불상사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도, 러시아, 중동 등 해외에서 온, 오프라인으로 거래된 위조 부품과 불법 유통 부품의 규모는 100억원에 달한다. 필터와 벨트류, 브레이크 패드 등 소모성 부품부터 업소버 등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부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6억원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 29억원, 중동 25억원 순이었다. 이들 국가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은 낮은 반면, 최근 완성차 판매가 늘면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실제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베이징ㆍ상하이ㆍ장쑤 3개 부품법인과 합동으로 중국 전역 16개 도시에서 총 10여 차례 짝퉁부품 단속을 실시한 결과 불법 유통업체 69개소를 적발했다.

해외에 비해 국내는 최근 들어 짝퉁 부품의 유통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불법적 유통 경로를 통해 언제, 어디서 짝퉁 부품이 출몰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저가의 중국산 엔진밸브와 타이밍 벨트 등 200여 종의 위조 부품이 국내로 들어왔다 다시 해외로 판매된 경우도 있다. 또 2012년엔 사용된 에어백을 봉합한 이른바 ‘재생 에어백’을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판매한 공업사 대표와 중고차 매매업자 등이 당국에 검거된 사례도 있었다. 

정부의 법망과 부품 업체의 근절 노력을 피해 유통되는 짝퉁 부품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완성차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자동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순정부품에 비해 위조 부품은 취약한 내구성으로 인한 차량의 성능 저하와 이에 따른 사고 가능성이 높으며 부품에 문제가 있더라도 보증을 받을 수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법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짝퉁 부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부품은 일단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또 부품을 교환하는 정비업체가 순정품을 취급하는 공식 업체인지 확인하고 부품 교환시 순정품 홀로그램 등 정품 여부를 정비 업체측에 꼼꼼히 물어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자동차 점검이나 정비시 견적서 등을 미리 받아두고 향후 문제 발생시 증빙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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