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참사, 응급의학 의사들의 반성과 사죄

기사승인 2017-04-01 08: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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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참사, 응급의학 의사들의 반성과 사죄[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세월호 참사 3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세월호가 칠흑의 바다에서 물위로 떠올랐다. 지난 2014년 4월16일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지 1073일만의 일이다. 

참사 당시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됐고, 지금은 국정농단 피의자로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당시 유가족들을 만나고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국무회의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한 사과문 발표에 대해 당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세월호가 인양된 2017년 3월 국민들은 응급의학 전문의들에게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반성과 사죄을 말을 듣게 됐다.

지난달 28일 대한응급의학회는 ‘세월호 재난사고 3주기 대한응급의학회 담화문’을 통해 “부끄럽게도 대한응급의학회는 재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지 못했고, 재난 발생 후 사후 수습에 나서야 했다. 사고와 질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전문가 집단을 자처하고 있던 응급의학회는 이점에 대해 반성하고 또 사죄드린다”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전체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불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왜 응급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한 것일까?

대한응급의학회 신상도 공보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4년 참사 당일부터 12월까지 연인원 1000여명에 달하는 의료진이 팽목항과 사고현장, 분양소는 물론 유가족들이 가는 곳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응급의학회 회원들은 세월호에 대해 아주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양재난 발생 시 구조, 구급, 이송, 응급처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도 전혀 훈련이 되지 않았다. 전문가이지만 전혀 전문가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민께 반성한다. 사고의 직접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응급대응 단계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랐었다는 점에서 죄송하다”며 담화문 발표 이유를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후 국민들과 유가족들은 정부와 대통령으로부터 변변한 사죄와 반성의 말을 듣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반성이나 사죄와는 담을 쌓았다. 세월호를 언급 자체를 금기시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세월호 인양을 늦추기 위해 꼼수를 쓰고, 국회 일부에서는 인양비용이 과하다며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외면했다.

그래서 응급의학 전문가로서 국민들과 유가족에게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한 의사들의 진심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들은 세월호가 바다위로 떠오른 지금도 인양 현장과 유가족 심리지원 등 의료지원 활동을 묵묵히 펼치고 있다.

신상도 이사는 학회가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지난 3년여간 국회, 정부 관련 부처에 재난의료체계 구축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변화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응급의학회는 “이번 세월호가 마지막 재난이기를 기원한다”며 국가차원의 재난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담화문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로서 다짐을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는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놓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희생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국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의사들이 있어 우리는 행복한 국민이 아닐까?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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