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몰카' 당한 여자친구… 예린에게 악플 다는 자 누구인가

'몰카' 당한 여자친구… 예린에게 악플 다는 자 누구인가

기사승인 2017-04-05 09: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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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몰카' 당한 여자친구… 예린에게 악플 다는 자 누구인가[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이른바 ‘몰카’라고 불리는 도둑촬영 범죄는 최근 큰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초소형 카메라로 상대를 몰래 촬영하는 것을 포함해 여성의 치부를 촬영한 후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이들은 이제 더 이상 간과하기 어려운 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일어난 걸그룹 여자친구 팬 사인회에서의 사건은 몰카에 대한 경각심이 얼마나 미미한 수준인지 잘 보여줍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트홀에서 여자친구는 팬 사인회를 열었습니다. 여자친구의 앨범을 구입한 팬들을 대상으로 추첨, 당첨자는 여자친구의 멤버들과 마주 앉아 사인도 받고 악수와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행사였죠. 더불어 이 자리에 참석한 팬들은 자유롭게 여자친구 멤버들을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팬들은 개인의 휴대전화부터 전문가용 카메라까지 지참, 여자친구 멤버들을 자신의 추억에 담을 수 있게 됐죠.

그러나 한 팬이 이날 촬영한 사인회 영상 속에는 충격적인 일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날 멤버들은 안경을 쓴 한 남성팬과 마주앉게 됩니다. 해당 팬은 소원부터 유주, 예린까지 차례로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인을 받습니다. 그런데 멤버들은 해당 팬과 이야기를 나눈 후 수상한 점을 발견하죠. 결국 예린이 남성팬에게 부드럽게 ‘안경을 벗어 달라’고 요구한 후 받아 보고, 안경이 초소형 카메라가 탑재된 ‘몰카 안경’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이후 남성은 안경을 다시 쓰고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예린은 남성에게 끝까지 손바닥을 마주치며 대응을 끝낸 후, 바로 매니저에게 해당 사실을 알립니다. 이후 문제의 남성은 현장에서 즉시 퇴장 조치됐으며, 여자친구 측은 해당 안경을 회수해 영상을 삭제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사인회 영상이 유포되자 여전히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이들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어차피 촬영이 허용된 사인회인데 왜 그러냐”부터 “좀 가까이서 찍은 게 뭐 그리 불쾌하냐” “예린이 바로 얼굴 굳히는 걸 보니 인성을 짐작할 만 하겠다”등 악플 수준의 댓글이 달렸죠. 여전히 몰카가 유포되고 소비되는 현상이 왜 잦아들지 않는지 짐작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렌즈가 찍히는 사람에게 보이고, ‘내가 찍히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과, 찍히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되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용도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허용하지 않은 기록이 남는 것을 누가 즐거워할까요. 심지어 예린의 경우 해당 남성이 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지했음에도 팬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었지만,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악플이 달리고 있습니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여성 아이돌에게 어떤 ‘인성’을 기대하기에 무례한 사람에게도 웃는 낯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적어도 이들이 몰카에 대해 별다른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onbge@kukinews.com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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