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심리지원센터 있으면 뭐하나

기사승인 2017-04-06 05:00:00
- + 인쇄

[기자수첩] 세월호 심리지원센터 있으면 뭐하나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세월호가 침몰된 지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양 과정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 있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바로 유가족들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평생을 안고 있어도 모자를 마음의 상처에 3년 만에 다시 생채기를 냈다. 지금 이들에겐 무엇보다 정신적인 안정을 위한 심리지원이 절실한 때다.

세월호 인양 심리지원은 안산온마음센터에서 맡고 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세월호 사건 당시 유가족 심리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센터다. 경기도와 복지부가 전체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올해는 인양을 계기로 예산 중 일부를 미수습자 심리지원 예산으로 배정했다.

문제는 이러한 심리지원에 있어 정부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세월호 사건은 온 국민이 기억하는 국가적 재난이라고 봐도 무방할 일이다. 특히 유가족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심리지원은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정부가 아닌 일부 센터에만 맡기고 정작 정부는 지원에 소극적이다 못해 인색한 것처럼 보인다.

세월호 심리지원과 관련한 취재 과정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한 관계자는 “이번 심리지원에 있어 여러 가지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며 정신적인 부분 외에 의료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가족캠프를 설치하면 어떻게 지원할지, 만약 유골이 발견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부처간에 협력해서 종합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시스템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에 대한 심리지원은 일시적인 방편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국가적인 재난 상황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국가 재난 발생시 정부가 적극적인 의료지원과 심리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정부의 역할이자 몫이다.

의료관계자를 비롯해 현장에서는 국민안전처와 복지부 등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적극적인 심리지원을 담당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국립트라우마센터가 마련되는 것이다.

정부는 국립트라우마센터를 마련해 심리지원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체 건강 못지않게 정신 건강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다시 그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yes228@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