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기사승인 2017-04-10 06: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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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약은 꼭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나요?” 약을 먹을 때 드는 의문 중 하나이다. 우리는 왜 이러한 궁금증을 가져야 할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의 종류나 특성에 따라 식전, 식후 등 복용방법이 다를 수 있어 올바른 약 복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약의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올바른 약 복용법’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왜 이러한 약 복용법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고 있을까. 몸이 아파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으로 가서 약을 조제 받는다. 약사는 약을 조제해 주며 “식후에 드세요”라고 말하고, 약봉투에 ‘식후’에 동그라미, ‘30분 복용’이라고 적기도 한다. 일상적인 진료시스템에다. 

위 과정 안에는 중요한 세부과정이 있다. 바로 약사들의 ‘복약지도’이다. 식약처가 밝힌 것처럼 약은 종류에 따라 복용법이 다양하다. 실제로 약국에서 ‘식후에 드세요’ 등 단순 조언 이외에 현재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약을 어떤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하는 지 등은 구체적인 복약지도를 받은 적이 있는가를 물으면 얼마나 ‘그렇다’고 말할까.

약사는 복약지도에 대해 대가를 받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그 만큼의 노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복약지도보다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려는 노력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약사들도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약에 대한 전문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약의 정보에 대해 꾸준히 제공해주고 있다. 약을 조제 받으며 약사에게 듣는 정보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복약지도를 잘해주는 약사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문제는 약사들에게 제공되는 ‘복약지도료’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례로 의료계에서는 호흡기 치료를 위해 흡입제를 처방하지만 환자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며 정부가 의사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안전상비약 확대와 관련해 약사사회가 크게 반대하고 있다. ‘안전성’을 위협한다는 이유인데 사실상 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사는 것과 편의점에서 해열진통제를 사는 것에서는 가격과 편의성의 차이를 제외하고 크게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가격은 약국이 저렴하고, 편의점은 구입이 편리하다는 점이 차이일 뿐 똑같이 복약지도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을 담보하는 부분에서는 차이를 느낄수 없다는 것이다.

약사들은 ‘약의 주인은 약사’라고 강조한다. 누구보다 약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은 약사들을 위해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건강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약사가 전문직으로서 대접을 받고, 복약지도료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약의 주인’을 되기보다는 ‘국민 건강’의 주인이 되어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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