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장문복은 제2의 허각이 될 수 있을까

장문복은 제2의 허각이 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04-25 11: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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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장문복은 제2의 허각이 될 수 있을까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초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장문복이 아이돌 연습생으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방송된 연습생들의 첫 ‘나야 나’ 무대 직후에도,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제작발표회 직후에도 장문복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습니다. 데뷔도 하지 않은 참가자가 이렇게 주목받은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장문복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가 16세의 나이로 2010년 Mnet ‘슈퍼스타K2’에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독특한 목소리로 빠른 랩을 선보여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힙통령’이라는 별명과 함께 온갖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장문복은 그를 향한 비난과 악성댓글에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감 있게 랩을 선보이던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해 아이돌을 꿈꾸는 모습에 대중은 따뜻한 시선을 보냈습니다. 그의 유행어를 활용한 ‘췍길만 걷자’나 ‘어차피 우승은 장문복’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등 장문복은 ‘프로듀스 101’ 시작 전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업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문복이 첫 회부터 시청자 인기투표 2위에 머물며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회에서는 5위, 3회에서는 8위를 기록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화제성과 달리 인기 순위가 점점 하락하는 추세인 것이죠. 데뷔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인기투표 최종 순위 11위 안에도 들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하락세의 원인은 장문복이 방송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연습하면서 항상 밝은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은 분명 박수 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장문복은 두 번의 레벨 테스트에서 모두 F를 받았습니다. 노력한 것에 비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죠. 랩이나 춤에 특화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나이 어린 꽃미남 연습생들이 열심히 연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차이가 큰 모습이었습니다.

또 장문복에게 절대적인 지지가 오히려 반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순위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장문복의 순위는 여전히 높습니다. 그가 방송에서 보여준 부족한 모습에 비해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수많은 연습생들이 조금이라도 방송에 더 많이 나오기 위해, 하위권에서 방출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장문복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습니다. 방송에서 뛰어난 실력이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한 연습생 중 장문복만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지훈과 주학년이 대표적입니다. 마루기획 연습생 박지훈은 3회 연속 인기 순위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엠카운트다운’ 방송 당시 윙크를 해 알려졌을 뿐 방송 분량도 적었는데 1위를 차지해 누구인지 찾아보는 시청자도 많았습니다. 크래커 연습생 주학년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방송에서는 분명한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등급도 장문복과 같은 F를 유지하고 있죠.

장문복은 남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거의 유일한 참가자라는 점에서 과거 ‘슈퍼스타K2’ 우승을 차지한 가수 허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허각은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모았던 존박과 결승에서 맞붙었습니다. 여성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존박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허각은 결승에서 승리하며 반전을 이끌어냈죠. 보통 여성 시청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장문복이 국가대표 아이돌을 뽑는 ‘프로듀스 101’의 취지에 맞는 연습생인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남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허각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프로듀스 101’은 총 11부 중 현재까지 3회가 방송됐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장문복은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데뷔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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