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퇴출돼 마땅한 진야곱은 왜 두산의 부름을 받았나

퇴출돼 마땅한 진야곱은 왜 두산의 부름을 받았나

기사승인 2017-04-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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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퇴출돼 마땅한 진야곱은 왜 두산의 부름을 받았나[쿠키뉴스=문대찬 기자] 27일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 도박 혐의로 KBO 징계를 받은 진야곱(28)이 뒤늦게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야곱은 2011년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3월 KBO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받았습니다. 당시 그가 미계약 보류 상태였던 터라 징계는 선수 등록시점으로 미뤄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14일 진야곱이 두산 소속으로 선수등록을 마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KBO 역시 두산의 요청을 받고 당일 진야곱의 계약 사실을 다른 구단에 공시했습니다. 따라서 진야곱은 5월7일부터 제약 없이 KBO리그와 퓨처스리그(2군)에 출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식을 접한 팬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며 냉소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팬들을 기만한 두산은 차치하고 스포츠 도박을 묵인한 듯한 KBO의 처사에도 분노를 표했습니다.

무엇보다 KBO의 원칙 없는 처벌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2015년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KIA 임창용(前삼성)은 72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헌데 리그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설 스포츠 도박을 한 진야곱에게는 20경기 출장 정지를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기준을 알 수 없는 들쑥날쑥한 결정입니다.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도 지나친 솜방망이 처벌입니다. 일본 NPB리그는 2015년 사설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요미우리 자이언츠 카사하라 쇼키, 후쿠다 사토시, 마츠모토 류야에게 무기한 실격처분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영구제명과 다를 바 없는 처벌입니다. 

국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봐도 의문은 가시질 않습니다. 프로농구 SK나이츠의 가드 김선형은 아마추어 시절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KBL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를 받았습니다. 당시 김선형은 대학생이었지만 진야곱은 프로선수의 신분으로 도박을 행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짊어진 책임의 무게부터 다릅니다.

진야곱과 계약을 맺은 두산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두산은 진야곱이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실을 알았음에도 경기에 출전시킨 것이 밝혀져 홍역을 치렀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진야곱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아 두산 구단은 불법 스포츠 도박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은 27일 진야곱에 자체 징계로 120시간 사회봉사활동을 내리겠다고 발표했지만 두산과 진야곱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부터 한국프로야구는 각종 구설수와 WBC 참패로 리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리그의 근간을 흔드는 이들의 행동을 묵인하고 외면한다면 나중에는 팬들이 KBO리그를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제2, 제3의 진야곱이 나오지 않도록 KBO의 철저한 원칙에 따른 결단이 절실한 때입니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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