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때문에 에이즈 창궐" 홍준표 발언, 확인해보니

본지·최도자 의원 주최, ‘Happy Healthy 콘서트: 에이즈의 모든 것’ 열어

기사승인 2017-04-28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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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동성애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4000명 이상 창궐하고 있다.”

지난 25일 유력 대선주자들이 참여한 JTBC TV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발언이다. 그의 말처럼 동성애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발병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해봤다.

우선 에이즈는 HIV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하는 면역계통 질환으로, 체내에 들어온 HIV바이러스가 면역 담당 세포를 증식해 면역기능을 파괴하는 감염질환이다. 대한에이즈학회에 따르면, HIV 감염자는 전 세계에 3607만 명으로 추정되며, 매년 새로 발생하는 감염자가 21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HIV/AIDS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국내 HIV/AIDS생존자는 1502명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92.7%(9735), 여성 7.3%(767)으로 남성 감염자 비율이 훨씬 높다.

국내 HIV감염자는 2000년대 이후 급격한 증가세에 돌입했다. 2015년 한 해 1152명이 신규로 신고됐으며, 성별로는 남성 1080, 여성 72, 연령대로는 20~40대가 전체의 76.2%를 차지해 젊은 층에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동성애와 에이즈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남성 간 성관계, 즉 남성 동성애 그룹에서 HIV 감염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 원인은 주로 항문성교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쉽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부위에는 바이러스를 잘 받아들이는 세포가 많고, 또 연약한 부위라 상처가 생기기 쉽다. 즉 감염되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성애 자체가 에이즈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동성애가 에이즈를 만든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 감염에 취약할 뿐이지 HIV바이러스를 생성해서 퍼뜨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초에 HIV감염이 없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라면 동성애든 이성애든 에이즈가 발생할 수 없다. 따라서 에이즈의 원인을 동성 간 관계 자체에 돌리는 것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여성 간의 동성애의 경우 HIV감염확률이 적은 편이다. 김 교수는 여성 간 동성애는 구조적생리적으로 이성 간, 또는 남성 간의 관계에 비해 파괴적인 속성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HIV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성적 관계에 있을 때 두 사람의 성별이 모두 여성이라면, 이성 간 관계 시보다 감염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 후보의 발언을 다시 확인해보자면, 남성 간 동성애’ 그룹에서 감염인과감염확률이 일반 그룹보다 확연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는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동성애 자체와 HIV바이러스는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또 동성애라고 지칭할 때에 오히려 감염률이 낮은 여성 간 관계는 고려하지 않은 점에서 홍 후보의 발언을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지난 27일 오후 국회 제2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과 쿠키뉴스 공동주최로 ‘Happy Healthy 콘서트: 에이즈의 모든 것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권동석 한국에이즈퇴치연맹 회장은 에이즈의 감염경로는 대부분 성접촉에 의한 것이라며 성 문제는 육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사항이 연관된 것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공포 메시지를 주입하는 등 단순한 정보만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강력한 영향 주는 집단이 바로 또래 집단이라는 것이 예방단체들의 생각이다.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한 성행동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또래 집단을 대상으로 한 문화적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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