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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을기록하다①] 분만현장 24시…진통부터 출산까지

전미옥 기자의 분만현장 24시 현장기…진통부터 출산까지

전미옥 기자입력 : 2017.05.01 09:39:44 | 수정 : 2017.07.10 15:08:16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루걸러 한 번씩 흉흉한 소식과 먹고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뉴스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젊은 부부는 내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물려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임신계획을 미뤘다고 말했다. 요즘 부모세대들의 공통된 고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생명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다음세대의 희망을 확인하고자 아이들이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곳이자 어머니의 산고가 이어지는 분만실을 찾았다.

 

한 치도 예상 안 돼긴장 속 분만실

의료기술이 크게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분만 시간은 예측되지 않는다. 출산예정일이 임박한 산모라도 언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때문에 분만실 의료진에게 기다림은 익숙한 일이다. 

산모의 방문부터 자궁 문이 열리고 분만준비가 완료되기까지 분만실의 과정들은 모두 기다림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제일병원 분만실 간호팀장 한명선 씨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우리도 모른다.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으니 우리는 늘상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분만실은 언제나 비상이다. 간호사 김미소씨는 산모가 몰리는 날은 정말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언제 어떤 산모가 올지,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상이 안 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돌아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모가 새로 들어오거나 분만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면 의료진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시로 산모 상태를 체크하던 한 의료진은 아직까지는 산모가 안정된 상태인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막상 분만이 시작되면 갑자기 상황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고 어떤 때는 순산하더라도 아이에게서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가족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족분만실에서 아내 곁을 지키던 신재영(42·)씨는 아내가 너무 힘들어하는데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늦은 나이에 얻은 아이라 걱정이 된다. 무사히 잘 낳았으면 좋겠다며 출산을 기다리는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남편 박충원(30·)씨는 분만실 밖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아내의 진통으로 급하게 병원에 방문했다는 그는 아내가 이렇게까지 아파했던 적이 없다. 분만실에서 검사 중인데 당장 출산이 어려우면 다시 집으로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많이 떨리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고령산모 4명 중 1명 꼴 '모두 귀한 아이들'

경미씨 미리 축하합니다. 임신부터 같이 노력해왔잖아요. 우리가 끝까지 도울 테니 걱정마세요.”

이경미 산모(39·)의 분만을 앞두고 담당 주치의인 차선화 제일병원 교수는 축하의 인사를 먼저 전했다. 이씨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차 교수는 임신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살펴왔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다힘든 시기는 곧 끝난다. 앞으로 좋은 엄마가 되는 일만 남았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최근에는 이씨와 같이 난임 시술을 받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 결혼시기가 늦어지면서 자연히 출산연령도 높아졌고, 이에 따라 난임부부와 고위험 임산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김미소 간호사는 요즘에는 35세 이상인 고령 산모들이 대부분이다. 또 분만실 산모 중 약 40~50%가 난임 산모일 정도로 난임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년 전과 비교해도 분만실 산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산모 수는 줄었지만 난임, 고위험 산모가 늘면서 오히려 병원의 역할이나 신경 쓸 점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를 낳은 산모 중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율은 26.3%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또 다른 간호사도 예전에는 분만실에서는 잘 낳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에 비해 노산이 늘면서 별도의 케어가 필요한 산모나 아이가 무척 많아졌다며 의견을 더했다.

난임 내분비 분야 권위자인 차 교수는 "10년 전에 비해 난임시술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이 늘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기도 했고 또 과거에 비해 임신에 있어 나쁜 예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난임) 시술을 받고 병원에 오는 부부들이 10배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천국과 지옥오가는 산고

호흡법이고 뭐고 하나도 생각이 안나요. 나름대로 상상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고.”

 분만실에 들어올 당시 진통정도에 대해 묻자 산모 이경미씨는 상상이상이라고 답했다. 막연히 떠올렸던 것과는 전혀 다른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는 것이다. 이내 그는 엄마 생각이 제일 먼저 나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에는 출산의 고통을 덜어줄 방편으로 무통분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신영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산모 10명 중 9명꼴로 무통주사를 맞는다90% 통증이 감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도 무통천국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사를 맞고 나서는 통증이 잠잠해졌다. 그러다 직접 힘을 줘 아이를 낳을 때는 다시 힘들어지더라.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은 진짜 공짜가 아닌 것 같다. 어렵게 얻은 아이인데 잘 키워야겠다"고 말했다.

분만단계는 자궁 문이 열리기 시작한 때를 분만 1기, 아이가 나오는 시기를 분만 2기, 태반이 나오는 분만 3기, 출산 후 자궁이 수축하고 회복기를 갖는 분만 4기까지 총 네 단계로 나눈다.

특히 자궁 문이 열리는 분만 1기부터 아기가 나오는 분만 2기까지가 통증이 가장 극심하다. 고통을 견뎌내는 산모습의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분만실 레지던트로 2년째 출산현장을 지켜온 김현희 산부인과 전공의는 "(진통때문에)괴성을 지르시는 분들도 있고 옆사람을 붙잡고 놓지않는 산모에게 여기저기 꼬집힌 적도 있다. 분만이 끝나고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특히 첫 출산에서 분만 시간과 고통이 비교적 길고 강한 편이다. 많은 어머니들이 첫 아이 출산 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차선화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 아기와 엄마 사이에는 신체를  공유하는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첫 임신은 처음 이러한 조화를 이루는 일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며 "원활하게 출산을 했다면 둘째부터는 많이 나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괜찮아요. 원래 아픈 겁니다. 잘하고 있어요.” 분만 중 의료진은 계속해서 괜찮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산모의 고통을 덜어줄 심산인 것. 분만에 앞서 담당 간호사는 아무래도 고령이고 초산이기 때문에 자연분만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분만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뀌므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산모의 비명소리와 흐느낌, 그리고 의료진의 목소리가 뒤섞인 분만실은 이내 아기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탄생의 순간 이씨는 실감이 안 난다. 꿈만 같다고 재차 말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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