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신건강이다] 정신건강 증진 위한 연구개발은 확대돼야

기사승인 2017-05-01 07: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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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신건강이다] 정신건강 증진 위한 연구개발은 확대돼야최근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 대비 연구 개발(R&D) 투자비율이 2014년 기준 4.29%로 2013년, 2014년 2년 연속 세계 1위라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가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세계 1위라고 보도했다. 연구개발비 총액 면에서는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지만 정부 예산에서 우선순위를 높게 잡았다는 증거니 자랑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사회변화와 경쟁심화로 국민 상당수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게 현실이다.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결과에 의하면 평생 한번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이 18세 이상 전체국민의 27.6%로, 성인 10명 중 3명은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보건복지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WB)은 2016년 ‘란셋 정신의학지’(Lancet Psychiatry)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울, 불안장애가 매년 1조 달러(1120조원)의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금년 2월 세계보건기구는 “2015년은 전 세계 인구의 4%에 해당하는 3억2200만 명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발표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적으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 수억 명에 달하는데 정신보건 치료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노동력과 생산력 상실은 세계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므로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우울증 환자가 60만 명을 넘어 고혈압 다음으로 환자수가 많다고 한다.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한 사람의 3분의 1은 우울증을 앓았으며 OECD국가 중 12년째 자살률이 가장 높다. 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011년 10조3826억 원으로 조사되었고 2012년 ‘국가중독예방관리정책 및 서비스전달체계 개발연구’에 따르면 4대 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으로 인해 109조5000억원의 손실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강남역 살인사건’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위협하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신건강 R&D기반구축 및 사회문제해결을 위해 2014년 6월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을 출범, 2019년 6월까지 기한 사업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부 방침은 이제까지 질병의 원인, 생리 같은 연구와는 달리 현장 적용이 가능한 연구를 위한 획기적인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많은 연구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2019년 이후 후속 R&D사업을 기획할 때다.

선진국에서는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연구개발이 투자 효과성이 좋다는 많은 보고가 있다. 미국에서는 정신건강연구의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가 감염질환, 심혈관질환, 암 연구보다 많이 높다는 보고가 있고 우리나라처럼 자살률이 높았던 핀란드도 국가적 차원에서 300억원을 투자해 심리부검을 시행, 23년 만에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30.3명(1980년대)에서 2012년에는 17.3명으로 감소했다.

앞서 밝혔듯이 우리나라는 GDP 대비 연구개발비가 세계 1위로 앞서가는 나라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에 대한 투자는 어떤가? 세계적인 참고 지표로 삼는 것 중 하나가 전체 보건의료 R&D투자 대비 정신건강 관련 연구의 지원 규모다. 우리는 2.6%로 고소득 국가 평균 5.1%의 절반 정도이고 WHO 투자 권고 비율인 5~15%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꼭 이런 지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 때문에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신건강 연구개발이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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