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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을기록하다⑥] “엄마 제 곁에 있어주세요”

아이와 엄마의 첫 만남…‘모자동실’이 필요한 이유

송병기 기자입력 : 2017.05.06 06:00:00 | 수정 : 2017.07.10 15:09:30

“갓 태어난 아이는 엄마와 함께해야 행복하다”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첫째 아이때도 그렇고, 둘째 아이를 출산할 때도 그렇고 아이랑 같이 있는 것이 좋아요. 아이랑 같이 있어야 유대관계도 좀더 빨리 생기고, 아이를 볼수 있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좋아서 모자동실을 선택한 거죠.”

최근 제일병원에서 둘째 아이를 낳은 산모 박수진씨. 제일병원 모자동실에서 만난 박수진씨는 태어난지 하루 지난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고 있었다. 모유수유가 좋은 것이기라며 기꺼이 인터뷰에 응한 그녀는 첫째 아이도 모자동실에서 함께 지냈다고 한다. 박수진씨는 모자동실이 왜 좋으냐는 물음에 “아이를 언제든지 몰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시간에만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보고 싶을 때 아이가 엄마를 찾을 항상 아이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이를 잠시 돌 볼 수 없는 상황의 경우에는 신생아실에 잠시 맡겼다가 다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언제든 옆에 두고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모자동실에서)아이를 보고 싶을 때 보고 안고 싶을 때 안고, 아이가 배가 고플 때 언제든 모유수유를 하니까 아이랑 유대관계가 더 강해진다. 다른 산모들에게도 모자동실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진씨는 “현재 병원의 모자동실에서 모유수유하는 방법도 따로 가르쳐 주고, 아이를 돌보는 방법도 직접 병실에서 가르쳐 주니까 (아이를 돌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자동실은 어떤 곳이고 왜 필요한가?

“아이들이 태어나면 엄마 곁에서 함께 지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 곁에서 함께 같은 방을 사용하고 퇴원 후 집에 가는 것, 이러한 형태가 모자동실입니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모자동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출산 환경은 대부분 아이가 태어나면 신생아실로 가게 된다. 대부분의 병원은 엄마는 회복실이나 병실에서 아이는 신생아실에서 따로 지내게 된다.

신손문 교수는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 곁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은 모자동실이 아닌, 병원에서 엄마와 아이가 따로 지내는 것이 마치 선진 의료시스템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고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며 “신생아실에서 지내는 아이를 유리밖에서 보고 엄마는 따로 지내면서 회복하는 것이 마치 아이와 산모에게 현대의학을 배풀어주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모자동실이 아이와 엄마(산모)에게 좋다는 의학적 근거는 있을까?

신 교수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정서적, 심리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고 의학적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엄마와 교감을 하고 부모자식간에 애착을 형성시키는 순간이 바로 태어난 직후입니다. 따라서 정서적·심리적인 면에서 아이와 엄마가 애착 형성이 잘 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있는 것(모자동실)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이와 엄마가 같이 있음으로 인해 원활한 모유슈유가 가능하다는 점, 엄마와 아빠는 물론 가족들이 모자동실에서 함께 새로 태어난 아이를 돌보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냄으로써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가족간에 즉각적인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도 모자동실이 필요한 이유다.

신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생아 교차 감염’”이라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출산 후 아이들은 신생아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문제는 한명의 아이에게 감염이 발생하면 같은 공간에 있는 아이들도 집단감염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신손문 교수는 “그럼에도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신생아실에 아이를 두고 엄마와 따로 지내게 되는 것이 당연시 하고 있다. 따라서 신생아들의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모자동실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자동실에서 출생 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지내면서 유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모아애착’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다. 신 교수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아이와 엄마가 출생 후 몇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라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태도에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실제 한 논문에서 아이와 엄마가 출생 직후 2시간을 같이 있게 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다. 출생 직후 아이와 2시간가량을 보낸 엄마들에 비해 아이와 떨어져 지낸 엄마들이 아이를 적절히 돌보지 않는(방임) 발생 빈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실제 아이와 함께 있을 경우 엄마들은 아이에게 말을 거는 빈도나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는 빈도 등이 훨씬 많았다”며 “그럼에도 우리나라 의료 및 출산환경에서는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난 직후 엄마와 아이가 따로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 마치 현대화된 의료행위를 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활한 모유수유에도 도움되는 모자동실

모유수유 측면에서도 모자동실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난 후 아이가 모유수유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 교수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엄마 젖을 물려주고, 아이가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와 엄마간의 유대관계가 강하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난 직후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만남을 통해 자연적으로 모유수유가 되도록 해야 한다.

신 교수는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산모와 아이를 따로 지내게 하면서 시간에 맞춰 모유수유를 하도록 하는데, 아이도 엄마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모유수유를 하다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아이가 태어나서 엄마와 지내면서 스스로 엄마 젖을 찾고 모유수유가 되도록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가 인위적으로 이 과정을 맞추려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 스스로 엄마 젖을 빨지 못하도록 우리가 인위적으로 환경을 만들어 놓고, 모유수유가 잘 안된다고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와 엄마가 자연스럽게 지내는 과정을 거치면 모유수유도 자연스럽게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신 교수의 지론이다.

◇모자동실 필요성을 알지만 운영이 잘 안되는 이유는?

“우선 교육의 문제가 크죠. 출산의 과정, 출산 후 아이와 함께 지내야 하는 이유, 모유수유가 왜 중요한지, 출산 후 아이와 함께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교육이 전혀 없습니다. 현재는 임신 후 출산을 앞두고 다니던 병원에서 귀동냥으로 듣는 형태로만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이죠.”

신 교수는 “왜 모유수유가 필요하고, 왜 아이가 태어난 후 엄마와 함께 지내야 하는지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한국 특유의 산후조리문화와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산후조리를 통해 산모가 임신과 출산 이전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의학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출생 직후 아이와 함께 지내지 않고 잠시 동안 따로 지낸다는 것은 옳지 않다. 산후조리는 아이와 따로 지내면서 휴식을 취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인 아이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의 몸을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산후조리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자동실 운영이 잘 안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의료기관의 관리의 편리성 측면도 있다. 신손문 교수에 따르면 모자동실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가 돼야 하고, 1인실로 운영돼야 한다. 다인실로 모자동실이 운영될 수는 없다.

이로 인해 병원 입장에서는 시설은 물론 인력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이 없기 때문에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모자동실이 아니라 아이들을 신생아실에서 돌보는 형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병원 입장에서는 관리가 수월하다는 점이나 경제적, 효율적이 측면에서 보면 산모 입원실과 신생아실을 두고 운영할 수밖에 없다. 모자동실은 여전히 의료기관의 관리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의료현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


모자동실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신 교수는 “모자동실 즉 아이가 태어난 직후 엄마와 함께 지내는 것이 왜 중요한지 포함시키고, 모유수유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지 등을 교육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잘못된 산후조리문화와 사회적 인식 등 사회문화적인 관습을 바꿔야 한다.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 사회 전체가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출산 직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지내면서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양육이라는 사회적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도 주문했다. 신 교수는 “모자동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모자동실을 운영하는 병원에 건강보험수가를 반영하거나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함께 지내고 엄마 젖을 자연스럽게 먹이면서 아이와 함께 적응해 나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 아이들이 장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신손문 교수)” songbk@kukinews.com

영상촬영=김태훈 쿠키건강TV 감독
영상편집=신소연 쿠키건강TV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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