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편의점 전전하며 어린이날 맞는 40만 결식아동

편의점 전전하며 어린이날 맞는 40만 결식아동

기사승인 2017-05-04 18:55:02
- + 인쇄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어린이날을 기다리지 않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선물은 고사하고 먹고 싶은 음식이라도 눈치 보지 않고 원 없이 먹어보길 바라는 아이들. 우리나라의 결식아동들은 어림잡아 40만명에 달합니다.

결식아동 대부분은 소년·소녀 가장이나 한부모 가정, 소득이 적은 장애인 가족, 보호자 가출 가정의 아동들인데요. 이들 중 상당수는 각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급식카드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주로 찾는 곳은 편의점입니다. 지자체별 한 끼 밥값이 평균 4천원 선에서 책정되다보니 기본 6천원에 기본 메뉴를 내놓는 웬만한 식당은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야말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아예 한 끼를 굶고 나서 두 끼 값을 모아 식당을 찾는 아동들도 있습니다.

급식카드는 급식카드 지원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요. 가맹점이 일단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지역마다 가맹점의 수도 제각각이며, 결식아동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가맹점은 더더욱 한정돼 있습니다.

여기에 결식아동 대상 도시락 급식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나 일부 지자체에서 드러난 부적절한 예산 집행 등은 지원 체계의 구멍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쨌든 결식아동들은 매번 식사를 할 때마다 지급된 돈에 맞춰 식당과 메뉴를 추려야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을 더욱 움츠리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급식카드를 내미는 손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입니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고개를 떨구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워졌습니다. 특히 어린이날이면 어린이를 위한 각종 행사와 이벤트들로 온 나라가 들썩입니다. 반면 전혀 특별할 것 없이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주린 배를 움켜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이 기대고 쉴 수 있도록 품어야 하는 이유는 ‘어린이가 곧 미래의 희망’이라는 어린이날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상업주의로 물든 빛바랜 어린이날의 정신을 되살리는 길은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다시 행복과 기쁨을 찾아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겁니다.

ivem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