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사승인 2017-05-11 13: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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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최근 고지혈증 환자가 늘고 있다. ‘고지혈증’은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관벽이 터져 뇌졸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돌이키기 어려운 심혈관계 질환으로 나타나는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혈관이 거의 막힐 때까지 자각 증상이 쉬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사진)에 따르면 콜레스테롤과 관계 깊은 질환인 고지혈증 환자수가 2012년 125만7635명에서 2016년 180만310명으로 5년 간 43%나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여성 고지혈증 환자 109만361명 중 74만760명은 50~60세 여성으로 나타났다.

박창범 교수는 “2016년 기준 50~60대 여성에게서 유병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폐경과 호르몬의 변화로 추측되며,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늘어 비만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지혈증, 콜레스테롤 정상보다 많은 상태

고지혈증은 한마디로 피 속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라도 정상보다 많은 상태다. 체내에 흡수된 지방은 수용성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단백질과 결합하여 혈액내로 운반 대사된다. 체내로 흡수된 지방과 대사산물인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인지질, 유리지방산 등은 단백질과 결합하여 수용성 형태의 지단백이 되는데 이런 혈청지질이 정상보다 많이 증가하면 고지혈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콜레스테롤은 음식물로 섭취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음식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전체의 20~30% 수준이고 나머지는 간에서 합성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음식물을 섭취한다고 하더라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20~30%만 떨어뜨릴 수 있다.

고지혈증의 원인은 유전적인 결함에 의한 일차성 고지혈증과 질병, 약물, 식이 등의 환경 인자에 의해 유발되는 이차성 고지혈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통풍, 신장질환, 요독증, 폐색성 간질환, 췌장염, 홍반성 낭창 등의 질환은 이차적으로 고지혈증을 동반하며, 약물 중에는 경구피임약, 부신피질호르몬제, 항고혈압약 등이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 알코올과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

◇50대 이후 급격하게 나타나

고지혈증은 50대 이후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 중년여성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지혈증은 공복상태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되는데 총 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진단하며, 200~239mg/dl는 고지혈증 주의, 240mg/dl 이상은 고지혈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최근에는 총콜레스테롤 수치보다는 좋은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지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LDL 콜레스테롤이 160mg/dL이상인 경우 명확한 고지혈증으로, 130-159 mg/dL인 경우 경계성 고지혈증, 100-129mg/dL이하인 경우 정상으로 진단하게 되며 100mg/dL이하인 경우 이상적인 상태로 진단하게 된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다. 고지혈증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은 물론 혈액 흐름이 막혀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 및 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무조건 나쁘다?

대부분 콜레스테롤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요소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은 건강을 해치는 요소이기 이전에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지방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콜레스테롤의 성분은 기름(지방)이어서 수용성인 혈액에는 용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성분이 혈류 내에서 이동하기 위해선 단백질 성분과 결합하여 지단백의 형태를 취해야만 가능하다. 이들 단백질과의 합성 형태에 따라 고밀도 및 저밀도 지단백으로 구별되는데 이들 중 혈관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증 및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시키는 유해한 지단백을 저밀도 지단백(LDL)이라고 한다.

반면, 고밀도 지단백질(HDL)은 저밀도 지단백질(LDL)과 동맥경화가 생긴 부위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여 간으로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건강

일반적으로 고지혈증 검사에는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Triglyceride) 및 HDL 콜레스테롤이 이용된다. 진단결과 수치만 보고 크게 걱정하는 경우도 많으나, 수치만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지혈증으로 판정되는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는 식생활 및 생활습관에 따라 변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지혈증은 20∼30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동맥경화증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수치가 조금 높다고 해서 바로 동맥경화증으로 발전 되지는 않는다. 만약 당뇨나 고혈압 등의 질환을 가지는 경우 바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를 하여야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는 약간 높게 나오더라도 수치에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식생활 개선과 적절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건강한 심장을 원한다면 콜레스테롤에 신경 써라 

심장질환은 미국과 유럽, 중동 등의 다수 국가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암, 뇌졸중과 함께 3대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심근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하는데,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고지혈증을 야기하고, 관상동맥에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혈류가 감소되거나 혈관이 막히게 되는데, 최악의 경우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허혈성심장병과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생명에 치명적인 질환인 심장질환은 콜레스테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심장을 원한다면 콜레스테롤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고지혈증의 치료목적은 동맥경화를 막고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고지혈증의 경우 약물치료가 가장 확실한 치료이며, 이와 더불어 식사요법, 운동요법 그리고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인 술, 담배, 스트레스, 음식에 대해서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창범 교수는 “음식을 고를 때에는 그 음식에 포화지방산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화지방산은 주로 동물성 기름이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인 오징어나 새우, 계란 노른자는 포화지방산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채소나 과일, 해조류, 등 푸른 생선 등은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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