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

기사승인 2017-05-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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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간호사 인력부족 대책을 놓고 병원계와 간호계의 의견차가 분분하다. 의료현장에서의 간호사 부족현상은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에서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병원계는 의료기관에서의 간호사 인력난을 토로하며 간호사의 실질적인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간호계는 현행 간호사 배출양은 충분하므로 간호사 근무환경을 먼저 개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간호사 부족현상에는 최근 높아진 간호인력 수요가 한 몫 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호관리료 차등제 등 정책에 따라 의료기관에 기존보다 많은 간호사들이 요구되고 있다. 또 의료기관이 아닌 기업, 공공기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많은 간호사들이 스스로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연구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한 신규 간호사 중 33.5%1년 내에 이직을 선택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채용인원의 과반수이상(53.8%)이 병원을 떠났다.   

왜 병원은 이들에게 떠나고 싶은 직장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근무환경 때문이다. 특히 간호사 한 명당 감수해야하는 높은 근무 강도는 간호사들이 병원근무를 포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6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들이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강도(38.9%)’가 가장 높은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간호계는 간호인력 추가 수급에 앞서 처우개선 등 근무환경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무환경이 개선되면 유휴 간호사들을 의료일선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간호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정책들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고, 또 다양한 분야에서의 간호인력이 요구되는 현상을 고려하면 근무환경 개선으로 복귀하는 유휴 간호사들이 필요한 간호인력 수요를 모두 채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높은 노동 강도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을 분담할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이는 많은 간호사들도 공감하는 바다. 그러나 간호 인력의 실질적인 수를 늘린다하더라도 계속해서 간호사들이 의료현장 떠난다면 진정한 대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환자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료계의 전반을 아우르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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