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식품 이물 논란, 업계의 주의가 필요할 때

기사승인 2017-05-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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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품 이물 논란, 업계의 주의가 필요할 때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최근 인천의 한 편의점이 판매한 김밥에서 아말감 성분으로 추정되는 치아 보형물이 발견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 김밥이나 도시락 등이 안전한지에 대한 불안이 커질 위기였다. 재빠른 식약처 검사 결과 제조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문제는 빠르게 사그라드는 것으로 보인다. 발을 동동 구르던 업계로서는 십년 감수한 결과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애초에 해당 이물질이 제조 과정에서 나올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근무자들은 마스크와 장갑, 앞치마 등으로 완전하게 가린 상태에서 근무한다. 김밥의 경우 기계 위로 지나가는 김에 여러가지 내용물을 집어 올리면 기계가 자동으로 구르면서 말아지는데, 그 가운데 이물질이 들어갈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는 얘기다.

만약 보형물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마스크 안쪽이나 앞치마에 부딪쳐 아래로 떨어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제조 과정이 아니라면 원료 혼입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텐데, X레이 선을 쬐어 모든 원료를 검사하는 현재의 방식에서는 원료 혼입 과정에서도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물질 사고는 점차 늘어나고 있어 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식약처에 보고된 식품 이물질 신고 건수는 모두 5000여건에 이르며 이물의 종류는 벌레나 곰팡이, 금속, 플라스틱 등 매우 다채롭다. 제조 단계에서나 소비·유통 단계에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절반에 가까운 44.5%가 혼입 경위를 알 수 없는 '판정 불가' 사례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판정이 제대로 되어야 시정이 되는데 원인을 모르고 이물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경로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절반 정도나 달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곤란하고, 업계 입장에서도 곤란한 경우가 왕왕 생긴다. 

식품업계나 편의점업계로서는 이 같은 이물 사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봉지, 하나의 상품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해도 식품군 전체나 회사 상품군의 전체에 타격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농심 새우깡에서 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되었을 때도 주가가 뚝뚝 떨어졌다. 이번 김밥 이물질 사건도 편의점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이유는 이번 이물질로 인해 편의점의 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질 것을 우려해서였다. 자칫하면 1인가구 시대를 맞아 훨훨 비상하던 편의점업계에 큰 악재가 올 뻔했다. 

업계에서는 다시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신뢰는 쌓기 어렵지만 무너지면 한순간이기 다. 확장세를 굳이 망칠 필요는 없다. 곧 여름이 되니 더욱 이물질 관련해서는 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벌레 혼입이나 곰팡이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다만 소비자들도 이물이 나왔을 때 주변에서 묻거나 한 건 아닌지 제대로 잘 알아보는 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체의 14.6%는 소비자의 오인 신고였다. 그런 오인 신고까지 잡아낼 수 있는 탄탄한 식품안전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업계 나름대로 완벽한 매뉴얼을 갖춰 이런 신고가 발생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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