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신건강이다] 소년원兒 정신건강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절실

기사승인 2017-06-12 08: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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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신건강이다] 소년원兒 정신건강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절실우리나라의 소년범죄를 다루는 방식은 미국의 엄벌주의와는 달리 인도주의적으로 아이들을 교화하는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소년원은 처벌이 아닌 교정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필진이 경기도에 위치한 소년원에서 출장 진료를 보는 동안에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시스템은 원생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꼬리표 보다는 조기 퇴소와 원만한 학교생활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물론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은 날이 서고 거친 언행을 보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도 여러 선임자문화나 괴롭힘을 당해 밖에서보다 더욱 괴로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도 많다. 그렇지만 다수의 아이들은 소년원 생활에 적응, 여느 또래 청소년들처럼 그늘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밝고 명랑하다.

소년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의무실 담당 김모 계장은 아이들에 대해서 ‘처음 입소하면 아이들의 눈빛이 굶주린 사자 같지만 여기서 보살핌을 받고 안정되게 지내다 보면 점점 눈빛이 선해진다’고 귀뜸하기도 한다.

이렇듯 소년원 생활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학업을 연계, 검정고시를 치르거나 직업 활동과 관련된 교육을 받아 퇴소 후의 삶을 준비하고 꿈꾼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가정 내에서 고립되거나 방임되고 철저히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면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인다. 아이들이 어디에도 마음 붙일 곳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신체적 심리적 외상은 물론 충분히 사랑과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필자(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경험에 의하면 소년원 아이들은 우리나라 평균적인 청소년 집단보다도 훨씬 높은 가정 내 폭력을 경험한다. 특히 이들의 부모들은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으로 그들의 자녀 인생에 부정적인 악영향을 끼치곤 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재범률이 2011년 24.5%(전체 10만4063명 중 2만5446명)에서 2013년 41%(전체 9만2104명중 3만7519명)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년원의 교화효과의 부족이라기보다는 퇴소 후에 교화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최근에 발표된 김봉석 교수팀(상계백병원)의 연구도 소년원 아이들 90.8%가 한 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정신과적 질환을 가진 경우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소년원에서 퇴소한 아이들은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가정에서의 원만하지 못한 지지구조는 재범을 더욱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소년원의 교화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나아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관리되어야 한다. 어른들의 정신건강이 위험해지면 불행한 아이들이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기의 불우했던 경험은 성인기 내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모의 건강한 정신은 아이들의 건강한 양육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는 지름길인 것이다. 아이들이 충분히 사랑 받으며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날로 강도가 심해지는 소년범죄를 경계하기보다 주변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말 한마디 건네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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