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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신호등 꺼지고 승강기 멈추고…반복되는 ‘정전 혼란’, 근본 대책은?

신호등 꺼지고 승강기 멈추고…반복되는 ‘정전 혼란’, 근본 대책은?

이소연 기자입력 : 2017.06.12 14:13:37 | 수정 : 2017.06.12 14:13:55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도시가 일순간 멈췄습니다. 손님이 몰린 주말 오후, 가게들은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거리에서는 보행자와 운전자 간의 아찔한 눈치게임이 벌어졌습니다. 운행이 정지된 승강기 안에서는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서울 서남부 및 경기 광명지역은 11일 오후 정전 사태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날 오후 12시53분부터 오후 1시15분까지 약 22분간 전력 공급이 차단돼 약 19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습니다.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정전으로 인한 구조 요청 신고는 280여건에 달했습니다.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과정에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신호등이 꺼지며 도로의 교통이 마비돼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정전으로 인한 피해와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월에는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서 변압기가 폭발, 9시간 동안 일대의 전기공급이 중단됐습니다. 도시 전체의 기능이 마비됐습니다. 주요 도로의 신호등이 모두 꺼져 경찰관 170여명이 수신호로 차량을 소통시켜야 했습니다. 정전으로 보일러 가동이 중단되며 주민 수만 명이 추위에 떨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경기 동북부 지역과 지난 2011년 전국 곳곳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 비슷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되풀이된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의 미흡한 대처 역시 늘 도돌이표를 찍어왔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서울 서남부와 경기 광명에 정전이 발생한 지 약 40분이 지난 뒤에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시민들은 “복구가 끝난 뒤에야 재난 문자를 받았다” “정전된 후 1시간 뒤에 받은 문자가 무슨 소용이냐”는 불만을 SNS 등에 쏟아냈습니다. 국민안전처는 앞서 정관신도시 정전 사태 때도 약 3시간 뒤에야 재난문자를 전송,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정전 피해를 막을 사회 시스템 개선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정전으로 인한 교통 대란을 방지하겠다”며 주요 교차로에 정전 시 전원을 공급해주는 장치인 무정전 전원장치(UPS)의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UPS의 실제 도입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정전 때 꺼진 신호등만 200여개가 넘는다는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정전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발전기가 무용지물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의 지하에 비상발전기가 설치돼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기준, 총수요 전력량 1000㎾ 이상인 사업장 1496곳 중 비상발전기가 실제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곳은 33.8%에 그쳤습니다. 미국 등에서 비상발전기에 대한 관리 조항을 의무로 규정,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정전 시 대피 요령이나 대응책도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번 정전 당시 건물에 있던 시민들은 스마트폰 불빛에 의지해 자력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제대로 된 대피방송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여름 불볕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수급 등의 문제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정전에 대한 철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더는 반복할 수 없습니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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