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고 교사 “만취 여성, 집 안 가면 땡큐”…고발 학생, 심한 폭언 시달려

기사승인 2017-06-19 16: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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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경북 구미시 오상고등학교 A교사가 수업시간에 성희롱 발언을 내뱉어 논란이다. 해당 발언을 가장 처음 문제삼은 학생은 현재 온라인 상에서 심각한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상고 내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수준의 성차별과 여성혐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오상고 내 성희롱 공론화’라는 익명의 SNS 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캡쳐해 첨부했다.

캡쳐된 사진에 따르면 오상고에 재학 중인 B군은 “지난 15일 3학년의 한 남자 반에서 A교사가 수업 중 했던 성희롱 발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서 “‘고약한 술버릇’에 대해 얘기하던 중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버릇이 언급됐다. A교사는 ‘남자들끼리 있으니까 하는 말인데, 여자가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면 땡큐(Thank You)지’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적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을 ‘남자들끼리의 이야기’라며 공유하고, (남학생들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학습한 뒤 사회에 나가면 무슨 일이 생기겠느냐”라면서 “이번 일이 매년 언론에 보도됐던 대학생들의 일명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B군은 또 “학교에 계신 모든 분께 A교사의 발언과 관련해 적절한 대응을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재학생들이 올바른 성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제대로 교육해달라고 촉구했다.

작성자는 내부고발자인 B군에게 가해지는 폭언과 폭력을 우려했다. 실제로 B군의 고발 글에는 “나대지 마라” “이 XX 정말 짜증나게 하네” “(교사가) 장난으로 말했는데 고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남자들끼리 있는 반에서 말한 걸 가지고 그러냐” “진지충(지나치게 진지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 납셨다” “죽고 싶니 “애미가 불쌍하다. 자식이라고 낳았는데 저런 놈이 나오다니, 내가 다 한숨 나온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오상고 교사 “만취 여성, 집 안 가면 땡큐”…고발 학생, 심한 폭언 시달려한 학생은 자신의 SNS에 “카카오톡 채팅방(단톡방)에서 말할 때마다 (B군이) 끼어들어서 ‘여성비하 발언’이라며 흐름을 끊어 놓는다. 아이들이 B군 때문에 여성(을) 혐오하는 것 같다”며 “제 발로 (단톡방에) 들어와 불편(한) 말을 들은 것들을 다 캡쳐해 공론화하는 건 뭔가”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오상고 학생들의 비난이 커지자 B군은 추가로 글을 작성해 “한창 사회 진출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저 때문에 학교가 성범죄자 집단이 됐다며 저를 죽여버리겠다는 분들이 있다”면서 “정말로 학교의 이미지가 걱정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정말 별것 아닌 일이라면 공론화되는 것을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눈을 감고 귀를 막거나, 또는 오상고에 재학하지 않았다면 공론화되지 않았을까”라면서 “오히려 다 같이 잘못된 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며 ‘은폐’해 (성희롱이) ‘숨겨져서’ 없었던 일로 취급됐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상고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안과 관련해 교장과 교감을 포함해 회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회의가 끝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답변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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