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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의 섣부른 탈원전 공론화…쟁점에 대한 해결책 내놔야

정부의 섣부른 탈원전 공론화…쟁점에 대한 해결책 내놔야

이연진 기자입력 : 2017.07.02 05:00:00 | 수정 : 2017.07.03 13:13:49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번 신고리원전 건설공사 중단은 새 정부 출범 후 두달이 안된 시점에서 향후 장기적인 명확한 로드맵 없이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라 아쉽다. 국민적 공감과 합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번 논란으로 찬반양론만 팽팽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ㆍ6호기 공사를 중단하고, 3개월 내 공론화과정을 거쳐 건설재개 여부를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고리 5·6호기는 이미 5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이 28.8%에 이른 상태지만 정부가 공사 추진에 대해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하면서 일시 중단됐다. 신한울 3·4호기는 최근 정부 정책 기조 변화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설계용역이 됐고 천지 1·2호기도 사실상 잠정 중단 상태다.  이번 조치는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 본격 실천 단계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정부는 아무런 대안 없이 원전을 없애겠다고 밝혀 혼란을 키우고 있다. 당장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향후 로드맵 등 구체적인 정책 설명은 전혀 없었다.

일단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전력 수급' 문제다. 당장 원전을 대체할 전력원을 단기적으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대신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그 빈자리를 메우겠다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환경을 이유로 석탄 발전도 줄인다고 선언한 상태다. 원전은 위험하고 석탄은 대기오염 때문에 안되면 청정연료인 LNG로 발전기를 돌리는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연간 19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실제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이 이행될 경우 발전비용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이 최소 18%에서 최대 79%까지 오를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비단 가정용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장 등에서 이용하는 산업용과 일반 가게 등에서 이용하는 상업용(일반용) 전기요금도 크게 뛰면서 기업과 자영업자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또 원전 안전이 우려돼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는 선에서 건설을 중단하더라도 비용 부담 문제가 작지 않다. 국책사업 변경 절차의 정당성과 이로 인한 세금 낭비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매몰 비용은 정부가 예상한 2조6000억 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 공사 참여 및 지역 주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직간접적 피해에 대한 소송과 각종 이자비용이 포함하면 손실은 더 늘어난다.

정부의 결정 과정 또한 문제가 많아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석달 가량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최종 결정토록 하겠다고 했지만, 일반인들이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바꾸는 결정을 한다는 것이 솔직히 미덥지 않다.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지만 에너지 수급 상황과 경제 환경의 변화, 원전 안전 근거 등을 3개월 사이에 이해하고 정책적 판단을 내린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 걱정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안전만 따진다면 탈 원전 정책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작정 원전을 줄이고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는 국가의 중장기 에너지 수급과 그에 따른 비용 등을 감안한 긴 안목에서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 5년 임기 마다 조급하게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책적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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