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트레스 풀기 위해 마신 ‘술’, 알코올 의존증 주의

기사승인 2017-07-03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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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트레스 풀기 위해 마신 ‘술’, 알코올 의존증 주의[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최근 인천 모 대학교에서 술에 취한 20대 취업준비생 A씨가 모르는 여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교 휴학생인 A씨는 범행 당시 만취 상태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취업난 속에 청년들이 취업과 결혼, 출산을 포기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술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늘고 잇다. A씨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술에 취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거나 일부는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에 발표된 ‘대학생의 우울, 대처동기, 음주문제의 관계: 자가처방가설의 검증’ 논문에 따르면 젊은 청년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선택하는 경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대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이 경쟁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불안과 우울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술을 선택하고 있었고 결국 술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영 원장은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많은 청년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취업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를 술로 해결하고 있다. 이들의 음주가 불안, 우울과 같은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가처방의 행태를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진입하는 과정에 놓인 대학생들의 경우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처음 입학 후 대학교에 적응하는 시기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와 같은 특정 시기에는 더욱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음주로 해결하다 보면 결국 습관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실제 논문 조사 결과, 알코올 의존성 경향을 보인 대학생의 비율이 전체의 16.3%를 차지했으며 성인보다 대학생의 음주 문제 정도가 고위험 음주,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과 같은 모든 영역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6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 결과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과도한 음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하지 못하는 알코올 사용장애 유병률이 20대가 7.2%로, 30대 3.5%와 40대 3.6%의 거의 2배 수준이었다.

김태영 원장은 “자신의 고통이나 불편한 감정을 술로 해결하다 보면 제대로 된 스트레스 대처 방안이나 부정적 감정 조절 능력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또다시 술을 찾게 된다”며 “이러한 반복적인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돼 결국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장은 “당장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마신 술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음주로 인한 여러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고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예방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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