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연정책 비웃는 ‘아이코스’의 할인이벤트

실제 흡연에 이어지지만 기기라는 이유로 규제에서 제외

기사승인 2017-07-05 0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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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아이코스’(IQOS)가 흡연을 조장하고 있지만 기기라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아이코스는 편의점 등을 통해 ‘아이코스를 특별한 가격으로 만나보세요’라며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 사이트에서 쿠폰을 받으면 10만원이 넘는 아이코스를 1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코스의 할인정책은 흡연을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쿠키뉴스가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편의점을 가본 결과 많은 흡연자들이 할인 이벤트에 큰 관심을 보였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상황도 목격할 수 있었다.

아이코스를 구매한다는 것은 흡연을 하겠다는 것인데 할인이벤트로 흡연자 확충에 나서며 금연정책을 무령화 하고 있음에도 보건당국은 아무런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정부는 ‘범정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을 29%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가격정책과 비가격정책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가격정책의 대표적인 것이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및 소매점 내 담배 광고금지 등 포괄적 광고를 금지였다.

특히 담배광고 금지와 관련해 홍보·판촉 목적의 담배광고 금지 등 담배에 대한 포괄적 광고 및 후원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비가격 정책 집중을 강화하겠다며 2016년 5월에도 다시 한번 발표됐다. 당시에도 복지부는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학교절대정화구역 내 소매점 담배광고를 금지하고, 향후 범위의 단계적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담배판촉에 대한 포괄적 금지규정을 마련해 온·오프라인 등에서 우회적인 담배제품 판촉도 규제하고, 직접 광고가 아닌 금전 보상을 받는 블로그 홍보, 경품제공 등 우회적인 담배 판촉에 대한 규제도 포괄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예를 든 판촉행위로는 ▲금전 등 보상을 받고 개인 블로그에 담배제품 이용 후기 게시 ▲담배구매시 선물 제공, 할인, 교환쿠폰 제공 등 인센티브를 주는 행위 ▲담배판촉을 목적의 리모델링, 차양, 햇볕가리개 등 편의 시설 등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아이코스의 경우 직접적으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쟁점은 아이코스가 담배인가 하는 문제이다. 사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는 기계이지 담배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코스를 전자담배로 인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금연정책 비웃는 ‘아이코스’의 할인이벤트인터넷을 보면 ‘신개념 전자담배 IQOS 사용기’ ‘아이코스 전자담배 팝니다’라는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대다수가 아이코스를 담배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관검색어 역시 '담배'가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아이코스의 기능이 담배를 피우는데 사용된다는 점에서 담배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IQOS)를 출시하면서 담배 연기가 없는 히팅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즉 담배를 피우는데 사용하는 기기라는 것이다. 

또 연초 고형물을 이용해 특수 제작된 담배 제품을 불에 태우지 않고 히팅하는 전자기기로 담배연기나 재가 없고,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담배연기보다 냄새도 훨씬 덜한 니코틴 함유 증기가 발생하다고 설명하며 흡연시 장점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방치하고 있는 사이 담배회사는 새로운 제품으로 흡연을 유도하며 금연정책을 무력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코스는 흡연자에게 ‘안전한 담배’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흡연자 확보에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편의점을 통해 대대적인 할인이벤트를 펼치며 청소년의 담배접근성도 늘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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