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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교수님의 못 말리는 ‘누드’ 사랑

교수님의 못 말리는 ‘누드’ 사랑

김양균 기자입력 : 2017.07.15 04:00:00 | 수정 : 2017.07.15 09:11:29

사진=렌항 개인전 중에서 페이스북 갈무리


[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지난 2월 중국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사진작가 렌항(Ren Hang, 1987~2017)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 필자를 포함해 전 세계의 팬들은 젊은 사진작가의 요절을 슬퍼했습니다. 

렌항의 사진은 원초적 본능을 자극합니다. 꼭 ‘거기 앉아서 사진만 보지 말고 함께 놀자’는 듯이 말이죠. 실제로 작가의 모든 촬영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렌항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기발하다 못해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듭니다.    

렌항은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유독 중국에서만큼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성(性)에 대한 가감 없는 표현을 중국 정부는 탐탁지 않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사진 작업 중 체포되거나 작업 결과물을 압수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비단 렌항이 아니더라도 예술로써의 누드는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갑니다. 하지만 누드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 특히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나뉘는 이 미묘한 경계는 바라보는 이들의 기준과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논쟁은 한국에서도 뜨겁습니다. 

그리고 여기 한 ‘누드 작가 지망생’이 있습니다. 최근 저는 이분의 창의적인 예술세계에 깊이 탄복하고 있는데요. 여인의 상반신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그의 이야기는 그러나 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매력적이잖아요.”

“네?”

“매력적이잖아요.”

“가슴 좀 풀어봐봐. 가슴 좀 풀어봐라, 새끼야. (옷고름을) 끌러야지.” 

“(옷이) 막혀있어서….”

“불 좀 켜봐봐. 가슴을 좀 봐야지.” 

이게 뭔가 싶을 겁니다. 대화만 보면 유흥업소 접대부에게 치근덕대는, 몹시 볼썽사납고 불쾌한 풍경 같아 보입니다. 자, 시선을 확장시켜 볼까요. ‘모델’을 설득하는 ‘누드 작가 지망생’의 끈질긴 ‘집념’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작가는 능력 있고 고명한 S대학교 의과대학의 K교수님. 장소는 서울 모처 화려한 조명이 비치는 유흥업소. 모델은 접대부(술집에서 ‘예술’하지 말란 법 없고, 작가와 모델이 되는데 별다른 자격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S대의대를 둘러싼 교수 임용 구설 따위는 저 아래 것들의 잡음일 뿐, 가벼이 ‘아몰랑’으로 ‘퉁’치시는 교수님의 고매한 성품이 깊은 예술 세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S대의 차기 ‘넘버원’이 되실 교수님의 취미가 ‘누드모델과의 예술 활동’이라는 건 얼마나 멋지고 ‘예술적’입니까? 대화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교수님의 누드에 대한 깊은 애정(“가슴 좀 풀어봐)하며, 적극성(“불 좀 켜봐봐. 가슴을 좀 봐야지”)은 또 어떤지요. 

‘교수님께서 S대의 연구비 등으로 술을 드신다’는 소문은 낭설일뿐더러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랭이들의 뒷담화일뿐이겠지요. 다만, 한국 사회에서 교수님의 예술 세계가 제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조금 걱정이 됩니다. 접대부와 소위 ‘2차’를 나가시고, 거기서 ‘예술’을 하시다가는 중국처럼 체포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유흥업소를 작업실 삼아 예술 세계를 펼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거든 더 많은 접대부들에게 ‘모델’이 될 기회를 주실 작정이시죠? 비좁은 한국을 벗어나 아시아로도 예술 지평을 넓혀나가시겠죠? ‘존경’의 마음을 듬뿍 담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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